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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 - 2013.11.12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2 조회수564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11.12 화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지혜2,23-3,9 루카1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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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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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찾아봤더니

영어 성경에는 그 소제목이 ‘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였고,

한국교회공용번역본에는 ‘겸손히 섬겨라’였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은 예외 없이 주님의 종입니다.

새삼 같은 어원에서 나온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이 우리의 유일한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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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중 ‘삶은 운명이다’ ‘삶은 순종이다’ ‘삶은 섬김이다’ ‘삶은 의무다.’ 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삶은 이유가 없는 무조건적 살아야하는 지상명령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그만의 고유한 운명이요 하느님의 뜻입니다.

비교하여 우열을 말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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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거나 요구하지 말고 주어진 삶에 충실한 것이 종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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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 우리가 주인인 하느님께 무엇을 요구하겠습니까?

하느님의 종들인 우리는

하느님의 은혜로움에 대해 어떤 요구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다만 종으로써 자신의 의무에 충실할 뿐입니다.

진정 하느님의 종들은 매사 하느님을 겸손히 섬기며 매사 충실히 순종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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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의무도 아닙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내 삶의 자리에 지극히 충실한 것입니다.

이건 겸손도 아니고 그저 당연한 의무입니다.

공치사 할 것도, 과시할 것도, 자랑할 것도 아닌 그대로의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이 주님의 종들인 우리에게 주는 위로가 참으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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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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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의 자세가 정말 깨끗합니다.

완전히 욕심이 탈색된 무욕의 초연한 삶입니다.

추호의 불평이나 불만도 없습니다.

이런 이가 진정 하느님의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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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진정 이런 종을 사랑하십니다.

비상한 삶을 살아서가 아닌 평범한 제 삶의 자리를 충실히 살아 하느님의 종입니다.

진정 행복의 길은 이 길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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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의무입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죽음은 마지막 순종입니다.

삶은 섬김입니다.

삶은 행복입니다.

그 유일한 대상은 하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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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없는 종이 무의미하듯 하느님 빠진 우리 삶도 무의합니다.

주인인 하느님을 잃으면 종인 우리들의 삶의 중심도 목표도 방향도 의미도 실종입니다.

바로 이런 종의 자세는 우리 분도수도자의 정주영성에도 직결됩니다.

얼마 전 수도원을 방문했던 어느 자매의 평범한 말이 새삼스런 깨달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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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님들이 수도원 성전 안 늘 그 자리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저희에겐 정말 큰 위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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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을 방문하는 이들의 공통된 고마움의 표현입니다.

늘 거기 그 자리에서 묵묵히, 욕심 없이 주님을 섬기며 종으로 살아가는

정주의 삶 자체가 마음에 안정과 평화, 위로와 치유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주님의 종으로서 그 자리에 충실할 때

주님은 그 종들에게 안정과 평화,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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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이들이 1독서 지혜서의 의인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삶에 항구할 때 깨닫는 진리입니다.

세상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 불쌍해 보이는 주님의 종들 같지만

의인들인 이들은 평화를 누리며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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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당신 종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십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종들은 진리를 깨닫고,

주님을 믿는 종들은 주님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입니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종들에게 주어지고,

주님께서는 선택하신 당신 종들을 돌보시기 때문입니다.

정주의 제자리 삶에 항구하고 충실한 당신 종들인 우리에게 주시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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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님의 종들의 응답은 화답송 후렴 하나뿐입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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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을 충실히 섬기는 당신 종들인 우리 모두에게

평화와 기쁨을 선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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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늘 정주의 제자리 삶에 충실한 주님의 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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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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