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도둑은 감사하지 않는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3 조회수888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


복음: 루카 17,11-19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 도둑은 감사하지 않는다 >

 

방정환 선생의 일화입니다. 어느 날 그가 밤이 늦도록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열리더니 복면을 한 강도가 불쑥 들어와 시퍼런 칼을 들이밀며 말했습니다.

꼼짝 말고 손들어!”

그러자 방 선생이 말했습니다.

아니, 꼼짝 않고 어떻게 손을 든단 말이요?”

강도가 주춤하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럼, 손들고 꼼짝 말어. 그리고 더 이상 잔소리 말고 돈이나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

방 선생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일어나 책상 서랍을 열고 390원을 내놓았습니다. 옛날 돈 390원이면 큰돈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이것이 전부이니 가지고 가시오.”

주인이 태연하게 돈을 주자 도둑이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얼른 도망가려고 돌아서는데 이번에는 방 선생이 소리를 쳤습니다.

여보시오. 돈을 주었으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 것 아니오?”

깜짝 놀란 이 강도가 가슴을 쓰다듬으며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래 고맙다. ○○!”

얼마 후 날이 밝았습니다. 누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니까 강도와 순경이 찾아왔습니다. 순경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간밤에 많이 놀라셨지요? 이 사람이 선생님 댁에서 강도질을 했다고 하기에 확인을 하러 왔습니다. 맞지요?”

이 때 방 선생이 차분히 말했습니다.

, 이 사람 말이오? 어젯밤에 우리 집에 왔었죠. 그런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사정이 딱해 보여서 내가 390원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갔는데요.”

순경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 사람이 분명히 선생님 댁에서 돈을 훔쳤다고 자백을 했는데요?”

하며 눈치를 살폈습니다. 그래도 방 선생은 태연히 말했습니다.

아니, 이 사람,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내가 돈을 주니까 인사까지 하지 않았소? 돈을 훔쳐 가는 도둑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법이 어디 있소?”

순경은 할 수 없이 강도를 풀어 주었습니다. 순경이 돌아가자 강도는 방 선생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

선생님, 용서해 주십시오.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방 선생은 강도의 등을 두드리면서

일어나시오. 사람이 어렵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오?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마시오하고 타일렀습니다.

그러자 강도가 방 선생에게 간청을 했습니다.

선생님, 저에게 소원이 있습니다. 선생님 곁에서 평생 선생님을 섬기며 살게 해주십시오.”

그 후 강도는 죽을 때까지 방정환 선생 곁에서 집안일을 도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10명에게 은총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들은 조금은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 청하는 것을 보아도 그렇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제에게 자신들을 보이러 가는 것에서도 그들의 믿음은 보통믿음이 아닙니다. 나병이 걸린 상태에서 사제에게 보이러 간다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돌아 맞아 죽을 위험성을 감수하는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큰 믿음으로도 이들은 아직 예수님께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말씀을 듣지 못합니다. 오직 사마리아사람 한 사람만이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렸기에,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은 맞는데, 그 믿음이 구체적인 감사의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그저 빈 공간에 울리는 공허한 메아리밖에는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몸까지 구원받고 싶으면 몸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한 것입니다.

 

방정환 선생에게 도둑질을 하러 온 강도도 아주 작은 고마움이야 왜 없었겠습니까? 그 많은 돈을 아무 주저 없이 꺼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고맙다.’라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도망갔다면 나중에 방정환 선생이 그를 도와줄 방법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가 고맙다고 한 마디라도 했기 때문에 경찰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맙다고 말하지 않으면 훔치는 강도이지만, 고맙다고 말하면 그것은 주는 것을 감사히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께 고마움의 표현을 하지 못한다면 여전히 그분께서 주시는 구원에 대해 오늘 복음의 9명의 사람들처럼 먹고 튀는 강도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고마움이 말로만이 아니라 십일조와 같은 구체적인 것, ‘봉사와 같은 것으로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예수님은 못된 소작인의 비유말씀을 하시면서 당신이 돌아가시게 되는 이유가 바로 도조를 바치기를 원치 않는, 즉 감사할 줄 모르는 도둑들에 의해서임을 밝히십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포도밭을 맡기고 떠난 주인의 외아들까지도 그 도조를 바치기 싫어 죽이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강도가 되지 않는 방법은 돈이든 시간이든 재능이든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그 십분의 일을 봉헌하면서 드러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세상 모든 땅이나 거기에서 나오는 십분의 일은 하느님의 것이라고 성경은 분명히 쓰고 있고, 예수님도 십일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구원의 문제는 아주 단순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봉헌할 줄 안다면 그 감사를 보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하실 것입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