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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죽기 살기로 기도를 드린다면/신앙의 해[36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6 조회수416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대전 교구 함덕 성당

점을 보고 굿을 하는 이들이 줄지 않는다. 한 장에 천만 원이 넘는 부적도 있다니 ‘놀랄 놀’자이다. 그까짓 종이 한 장이 무슨 힘이 있을지? 그런데도 그기에 매달린다. ‘참 믿음’을 모르기 때문에. 하느님의 기운을 체험해 보지 못했기에. 그러기에 정성을 쏟으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며 최면을 걸면서 거액을 투자하는 거다.

과거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히는 점쟁이가 있다면서 놀라워한다. 하지만 그들이 집어내는 과거는 모두가 ‘아픈 과거’이다. 행복한 이보다 불행한 이의 과거를 더 잘 집는다. 그런 뒤 그들이 내리는 처방은 대개 비슷하다. ‘곧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머지않아 큰돈이 생길 거다. 좋은 인연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서 조건을 다는 거다.

지난 일을 점쟁이에게 물어볼 이유가 있을까? 과거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기에. 미래 역시 마찬가지일 게다. 인생의 앞날은 언제나 ‘본인의 몫’이다. 성공과 실패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공평한 주사위이다. 그러니 늘 기도하면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힘과 기운을 청해야 한다.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면 어떤 난관도 뚫고 나갈 수 있다.  

우리는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할 게다. 대부분이 평소에는 하느님을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하느님께 매달리리라. 곤경에 처할 때에 기도드리는 게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만 기도한다면 너무 이기적이다. 늘 기도하는 이야말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며 사는 복된 사람일 게다.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드시며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루카 18,8)” 우리는 죽기 살기를 각오하면서까지 그 과부마냥 끝까지 그 재판관을 찾아가서 괴롭힐 정도로 기도를 하고 있는지?  

예수님은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신다. 그분은 긴 기도가 아닌 끊임없는 겸손과 끈기를 요구하신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우리의 기도가 하느님께 들리지 않았다면 그건 우리가 계속 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겸손하게 꾸준히 드리는 기도는 하느님도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이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기도는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힘을 끌어 주시는 거다. 그러려면 먼저 차분한 마음이어야 한다. 아무리 할 일이 많고 감정이 복잡하더라도 그걸 제쳐 둘 수 있어야 할 게다. 불의한 재판관은 사람을 우습게 보는 거만한 인물이었지만, 그러한 그도 죽기 살기를 각오한 과부의 청원에는 마음을 움직였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기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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