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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6 조회수745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1월 16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Will not God then secure the rights of his chosen ones
who call out to him day and night?
Will he be slow to answer them?
I tell you, he will see to it that justice is done for them speedily.
(Lk.19,7-8)
 
제1독서 지혜 18,14-16; 19,6-9
복음 루카 18,1-8
 
몇 년 전, 본당에 있을 때 고등학생들과 함께 노래방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노래방비만 내주려고 함께 들어갔다가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놀라면서 나 먼저 가겠다는 말을 했지요. 그랬더니 함께 놀자면서 저보고 노래 한 곡을 불러 달라는 것입니다. 계속된 권유에 저는 그래도 흥을 돋울 수 있겠다 싶어 트로트 한 곡을 선택해서 불렀습니다. 반주가 나오자마자 나온 반응은 ‘이게 뭐야?’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싸한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1절을 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스스로 스톱 버튼을 누르고 “재미있게 놀아.”라고 말하고는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다는 것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말리던 아이들도 저의 노래를 듣고는 아무도 말리지 않더군요. 하긴 요즘 최신 가요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 앞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유행했던 트로트 노래를 불렀으니 어떠했을까요? 분위기가 좋아지리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저의 착각’인 것이지요. 그런데 바로 이때 분명히 깨달은 하나가 있었습니다. 단 하나의 노래가 분위기를 확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런 경우는 이 세상에 참으로 많습니다. 단 한 자루의 촛불이 방 안의 어둠을 몰아내지요. 또 단 하나의 희망으로 어렵고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전체를 살려 내기도 합니다. 한 걸음이 여행이 시작이며, 한 단어가 기도의 시작인 것입니다. 사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생각지 못한 커다란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얻을 수 있지요. 문제는 많은 이들이 거창한 기도, 시간을 내어서 바치는 기도만이 참된 기도처럼 착각해서 한 단어가 기도의 시작이라는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자주 하나 봅니다.

“바빠서 기도할 시간도 없어.”

기도를 내가 해야 할 ‘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거창한 나의 일이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어떤 거창한 형식에 맞춰서 하는 기도만이 참 기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사실 한가해서 시간이 많이 날 때만 기도하겠다고 말하지만, 그러한 시간은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기도는 긴 시간을 이용한 주님과의 대화가 아닌, 편하게 나누는 한 마디 단어를 통해서 시작되는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어떤 재판관에게 청하는 과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지요. 이 과부는 모욕적인 말을 들어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귀찮을 정도로 끊임없이 말하는 과부의 청을 결국 들어준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우리 역시 특별한 기도를 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기도는 ‘일’이 아닙니다. 기도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가서는 주님과의 ‘대화’임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능력이 있다. 그 덕에 상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을 추스를 수 있다(그렉 브레이든).

 
이스라엘 주님의 기도문 성당에 붙어 있는 주님의 기도.

 
기도

기도는 특정 장소나 정해진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팎이 한결 같다는 말이 있지요. 이처럼 기도 역시 언제나 한결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성당에서는 거룩한 모습으로 살면서도, 성당 밖만 나가면 사회 사람들과 별 차이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면 주님께서 절대로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성당 안에서만 신앙인이 아니라, 성당 밖에서도 똑같이 신앙인의 신분을 잊지 말고 살아야 하지요. 이처럼 우리의 기도도 특정 장소에서 하든 내 일상의 삶 안에서 하든 똑같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장소에 있든, 또 어떤 시간이 주어지든 상관없이 올바른 모습으로 주님께 기도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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