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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물겨운 예수님의 자비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7 조회수52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눈물겨운 예수님의 자비

 

예루살렘(해발 평균 760미터)에서 동쪽으로 유다 사막을 향해 계속 내려가다 보면 요르단 강 살짝 못 미쳐 오아시스의 도시 예리코를 만나게 됩니다. 예루살렘에서 약 39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니 서울과 수원 사이 정도 거리가 되겠습니다. 예리코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지역(해저 258미터)에 위치한 도시로 유명합니다.

 

예리코에서 약 2킬로미터 북쪽으로 올라가면 풍부한 양의 물을 지속적으로 쏟아내는 술탄 샘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인해 유다 사막 한 가운데 직경 약 5킬로미터 정도의 푸른 초원이 생겨났습니다. 초원에는 대추야자나무나 감귤나무, 바나나 나무들이 무성해서 경관이 아주 멋있습니다.

 

마침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을 건너 예루살렘으로 향해 올라가시는 길에 예리코를 들르셨습니다. 예수님의 명성을 전해들은 수많은 군중들이 예수님께로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을 맞이하는 예리코 사람들의 환영이 대단했습니다. 큰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예수님 가시는 길마다 울려 퍼졌습니다.

 

사실 예리코는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최초로 성지(聖地)를 소유하게 된 역사적인 곳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으로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예리코를 함락했던 이스라엘 역사의 향기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도 아버지의 도움으로 다시 한 번 성지 예리코를 정복하셔야 할 순간입니다. 그러나 성지(聖地), 즉 아버지의 땅, 아버지의 나라는 군사력으로 정복해야할 나라, 외적인 승리로 점령해야 할 나라가 아니라 사랑으로 승리해야할, 영혼으로 점령해야 할 아버지의 나라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예루살렘으로 향해 나아가시는 길에 그 어떤 다른 일보다도 먼저 고통당하고 있는 한 인간에게 다가가십니다.

 

군중들의 환호성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던 요란한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비참한 영혼의 부르짖음을 들으십니다. 아무런 희망 없이 길가에 앉아있던 한 가련한 눈먼 사람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에게는 이 가련한 눈먼 사람의 외침이 군중들의 열광이나 헛된 기대, 사도들이 일시적으로나마 꿈꿨던 외적인 승리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의 들뜬 마음, 과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한 비참한 인간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아주시는 예수님의 따뜻한 시선, 한 눈먼 이가 그간 지고 왔던 무거운 십자가를 눈여겨봐주시는 자비에 찬 예수님의 관용이 눈물겹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눈먼 사람은 어떻게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각자들입니다. 아직 제대로 영적인 눈을 뜨지 못한 우리들, 아직도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치지 못한 우리들, 새로운 시력, 새로운 인식, 신앙의 눈을 뜨지 못한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힘차게 외치십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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