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3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9 조회수444 추천수5 반대(0)

신학교에는 큰 느티나무 같은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도 계셨으니 30년 이상 계시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있는 것만으로도 큰 가르침이 되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시는 분들입니다. 이제는 몸은 늙으셨지만 마음은 여전히 저에게 큰 스승이십니다. 원로 신부님들께서 늘 건강하신 모습으로 신학교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면서 사람의 아들이 되셨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깨버린 불법일지 모릅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았고,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참된 행복을 느꼈고, 신분과 계급의 벽에 막혀서 답답하던 이 세상에서 하느님 앞에 모든 이가 한 형제요 자매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함께라면 몸이 아픈 병자들도, 장애인으로 태어나 멸시를 받았던 사람들도, 죄인이라 손가락질을 받던 사람들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축복임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렇게 아픈 것도, 장애인이 된 것도, 멸시를 받던 것도, 죄인처럼 살아야 했던 것도 모두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기 위한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분의 삶이 파격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사람의 아들로 태어난 것 자체가 파격입니다. 왼 뺨을 때리면 오른 뺨을 내어주라는 말, 친구가 오리를 가자면 십리까지도 가주라는 말,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는 말,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은 바로 파격입니다. 가난한 사람, 굶주린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은 이해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날 교회를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인을 생각합니다. 교회는 신앙인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 생각합니다. 지금 아프고, 굶주리고, 가난 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교회와 신앙인들은 바로 예수님을 친구로, 예수님을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구세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신앙인들이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지금 가난한 이들, 굶주린 이들, 병든 이들을 외면하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무늬만 교회요, 겉모습만 신자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이 이상 더 명확한 말도 없습니다 

전례력으로 우리는 한 해를 마감하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걸어온 올 한해를 돌아 볼 수는 있습니다. 나의 발자국이 누구와 함께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난 한이, 병든 이, 굶주린 이와 함께한 발자국이었다면 그것은 바로 주님과 함께한 삶이었고, 그 길은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