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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9 조회수1,196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1월 19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Zacchaeus, come down quickly,
for today I must stay at your house.”
(Lk.19,5)
 
제1독서 2마카 6,18-31
복음 루카 19,1-10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았습니다. 지금이야 마당도 있어서 좋겠다고 말하겠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주택에 사는 것이 그리 좋지가 않았습니다. 빌라나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의 집에 가면 참 따뜻한데, 주택인 우리 집은 너무나 추웠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겨울에 눈을 치우는 것 역시 저의 불편함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집 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있는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주택에 사는 것이 싫은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이밖에 여러 가지의 불편함 때문에 아파트에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에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를 갔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런 천국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쁨도 그리 오래가지 않더군요. 아파트가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주택에 비해 너무 좁아서 저만의 공간이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하긴 30평 되는 아파트만 살면 행복하겠다는 사람이 막상 그러한 아파트에 살게 되면 그 순간부터 40평 이상의 아파트를 꿈꾼다고 하지요. 즉, 아파트와 자동차는 줄여서 못 간다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행복해질까요? 어떤 결과에 도달해야 행복해진다는 것은 맞는 답이 아닙니다. 자신이 세운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또 다른 행복이 조건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결과로서의 행복은 결코 우리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러나 과정 안에서 느끼는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서도 쉽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혹시 어렸을 때 친구들과 식사 때를 놓쳐가면서까지 놀았던 기억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랑 신나게 야구도 하고, 전쟁놀이 등을 하다보면 배고픈 줄도 모르고 또 날이 어두워진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신나게 놀았었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도 재미있고 행복했기 때문이지요. 바로 과정 안에서 어떤 일에 몰두할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까요? 결과로서의 행복 아니면 과정 안에서의 행복? 당연히 없어질 결과로서의 행복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집중할 과정 안에서의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쫓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결과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병의 치유, 배고픔의 해결, 로마 지배에서의 해방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예수님을 쫓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관장이었던 자캐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로지 예수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요. 그래서 다 큰 어른이 체면불구하고 돌무화과 나무에 오를 정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예수님 보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보는 기쁨을 넘어서 자기 집에 모시는 커다란 영광도 얻게 되었습니다.

자캐오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체면 때문에 나무 위에 오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늘나라에 오르는 것은 쉬울까요? 자캐오처럼 나를 드러내려는 체면을 버리지 못한다면 하늘나라에는 절대로 오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집중이 있어야 하늘나라에도 오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만을 쫓는 행복이 아닌, 결과를 위한 과정 안에 집중하는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참으로 현명한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이문재).

 
이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당신을 하늘나라로 초대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일까요?

1)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한 적이 있으며 점성술로 결정을 내리고, 두 명의 부인이 있으며 매일 줄담배를 피우고, 하루에 9~10병의 마티니를 마신다.

2)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난 적이 있으며 정오까지 잠을 자고, 대학 때 마약을 복용했고, 매일 한 번씩 위스키 4분의 1병을 마신다.

3) 전쟁 영웅으로 채식만 하고 담배도 안 피고 필요할 때만 맥주를 조금 마실 뿐이다. 불륜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죽을 때까지 단 한 명의 애인만 사귀었습니다.

이 세 명의 정치인 중에서 한 명에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면 어떤 정치인을 선택하겠습니까? 당연히 3번이겠지요. 1번과 2번을 뽑기란 도덕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번이 바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고, 2번은 영국의 처칠 수상입니다. 그리고 가장 올바른 모습을 보였던 3번은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참 모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옛 어른들이 항상 힘주어 말씀하셨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던 자캐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아주 차가웠습니다. 그를 타락한 죄인의 본보기로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가 보여준 겸손과 주님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결국 모든 이들이 그토록 원하는 구원으로 연결됩니다.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지금 이 순간 얼마나 집중하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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