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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1 조회수908 추천수16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복음: 루카 19,45-48







 예수에게 우유스프를 먹이는 성모



다비드(David, Gerard) 작, (1520), 오크 유화, 35 x 29 cm, 브뤼셀 왕립미술관


     <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라 >

      

이무석 교수의 책 자존감에 나오는 아내를 살해한 CEO’란 사례를 옮겨봅니다.

30대 후반의 한 CEO가 아내를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상실증에 빠졌습니다. 법원은 정신감정을 위해 그를 이무석 교수에게 보냈습니다. 입원시켜 행동을 관찰했고 가족들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는 유능한 사업가였습니다. 20대에 선배와 함께 사업을 했고 사업은 성공적이었습니다. 10년 만에 국내 굴지의 기업이 되었고 지적이고 미인인 아내와 비싼 외제 차와 아파트 등을 지닌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였습니다.

그런데 동업하던 선배가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선배의 부인과 처남이 순식간에 기업을 차지해 버렸습니다. 모든 노력을 해 보았지만 소송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선배의 부인은 그를 몰아냈고 그는 모두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졌습니다. 그는 앞서가는 자동차도 용서할 수 없을 만큼 지면 못 사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 열등감을 지닌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모든 업적을 잃어버린 실망과 분노로 잠도 안 오고 동창회도 못 나가고 체중도 쭉쭉 빠지고 우울증도 찾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당뇨가 발견되었습니다. 정밀검사를 위해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울증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그는 이미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 못 살고 곧 죽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당뇨 검사를 위해 입원해 있을 때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났는데 간호하던 아내는 그의 침대 발치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습니다.

나는 죽는데 아내 혼자 살게 할 수는 없다.’

결국 잠자던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은 기억상실증에 빠져버린 것입니다. 후에 기억을 되찾기는 했는데,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충격을 받고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이무석 교수는 이는 실직과 우울증이 낳은 비극이었다. 당시에 소변에서 당이 나온 것을 당뇨병이라고 믿고 절망하는 그를 곧 정신과에 의뢰했더라면 이런 비극을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까지 되어가고 있는데 누구 하나에게도 자신의 심리적 상황을 털어놓지 못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오기와 자존심으로 끝까지 스스로의 힘만으로 자신을 경영하려 했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던 것입니다. 이런 삶은 마치 운전하면서 길을 물어보면 자존심이 상해서 누구에게도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헤매기만 하는 심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란 정의를 내려주십니다. 기도하는 집은 하느님을 만나는 집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을 만나 무엇을 하겠습니까? 당연히 대화를 할 것입니다. 하늘나라에 사는 사람은 하느님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성전은 돌로 지은 집도 성전이지만 작게는 우리 자신도 성전이요 크게는 온 우주 만물도 성전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도 하느님이 사시는 성전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에서부터 하늘나라에 사는 사람은 모든 것으로부터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 살지 않는 사람은 세상 어떤 것과도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박민스터 풀러는 대학에 다니던 중 퇴학을 당했고 이후 사업을 할 때마다 실패했습니다. 풀러가 32세 때였습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밤 그는 미시간 호수 속으로 몸을 던지려다가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들과 맑은 하늘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하느님의 창조의 신비에 강한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자연의 존재가 스스로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네 생명도 스스로 없앨 권리가 너에게는 없다라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지배하게 됐습니다. 바로 자연을 통해 하느님과 처음으로 대화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그는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 발명가와 기술자, 수학자 그리고 건축가, 시인 및 천문학자로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12개 분야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구를 57회나 돌면서 수백만 명에게 강연했습니다.

 

내 마음뿐 아니라, 성당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뿐 아니라, 온 우주만물 안에 하느님이 사십니다. 사람에게 말할 용기가 없으면 성당에 와서 한탄이라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기만이라도 하십시오. 하느님은 낮엔 구름을 통해서라도 밤엔 불기둥을 통해서라도 나에게 말씀하시고 나의 길을 가르쳐주시고자 하십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십시오. 자존심이 나를 죽는 것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내가 힘든 것은 힘든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내 자존심에 묶여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부자유스러움과 절망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과 소통할 수 있기 위해서는 평소에 나를 가리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겸손함을 가지도록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결국 내가 대화하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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