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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집 - 2013.11.22 금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60년경)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2 조회수37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11.22 금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60년경) 기념일, 마카베오기 상4,36-37.52-59 루카19,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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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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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우리의 본향(本鄕)입니다.

하느님의 집은 우리의 본향집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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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찾듯이 끊임없이 수도원 성전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공동체의 일치와 평화를, 정체성을 새로이 확인하는 공간도 성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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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에서 박해에 항거하던 마카베오 가문의 형제들은

이교 제사로 더럽혀진 성전을 정화하고 새롭게 봉헌합니다.

기원전 164년 12월14일에 벌어진 이 사건은

오늘날 까지도

이스라엘에서 ‘봉헌’이라는 뜻의 ‘하누카’라고 불리는 큰 축제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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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느님의 집이라 일컫는 성전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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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집은 기도의 집입니다.

하느님의 집이자 기도의 집인 성전은 거룩한 공간이자 깨끗한 공간입니다.

여기서 끊임없이 거행되는 기도와 미사전례가

시간을, 공간을, 사람을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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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요 목표이자 방향이라 고백합니다.

바로 이런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를, 목표이자 방향인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는 곳이 하느님의 집인 성전입니다.

우리 영적 삶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영원한 고향집을 상징하는 곳이 성전입니다.

하여 예수님은 고향집을 찾듯이 날마다 성전을 찾았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열정은

그대로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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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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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강도들의 소굴로 전락한 성전의 현실에

열화와 같이 의노(義怒)하시며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세상을 성화(聖化)해야할 성전이 세상에 속화(俗化)되면

더 이상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역할도 끝납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신 후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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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성전정화로 두 부류의 사람들로 나뉩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예수님을 제거하려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이요,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는 온 백성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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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 역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거행되는 '하느님의 일(Opus Dei)'인 기도와

끊임없이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이

성전을, 우리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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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백성은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합니다.

직역하면 ‘온 백성이 들으면서 그분께 매달렸다.’입니다.

바로 이게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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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간절히 매달려 살아야

세상에 속화되어 타락하지 않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살 수 있습니다.

1독서의 유다와 형제들이 적을 물리친 후

우선 착수한 것도 성전 정화와 봉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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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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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족들이 제단을 더럽혔던 바로 그때 그날,

그들은 노래를 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를 연주하며

그 제단을 다시 정화하여 봉헌합니다.

자기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제물과 감사제물을 바칩니다.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고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은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그대로 미사축제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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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서 유래된 이스라엘 백성의 하누카 축제입니다.

축제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삶은 천박해 집니다.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미사축제가

고해 인생을 축제 인생으로, 허무한 인생을 의미 충만한 인생으로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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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막(砂漠)을 사막(四幕)에 견준 일화가 재미있어 소개합니다.

인생 서막(序幕)에 이어

가도 가도 막막(寞寞)한 삶이요 주변을 둘러봐도 삭막(朔漠)한 사막 같은 인생입니다.

사막 인생 여정 중 잠시 쉬었다 가는 오아시스와 같은 주막(酒幕)이 상징하는바

바로 성전 축제요 날마다 빛나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기도하라고

적막(寂寞)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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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축제 은총으로

당신 성전인 우리 모두를 정화하고 성화하시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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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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