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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4 조회수723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Amen, I say to you,
today you will be with me in Paradise
(Lk.23,43)


 

제1독서 2사무 5,1-3
제2독서 콜로 2,12-20
복음 루카 23,35ㄴ-43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별다른 일 없는 하루였습니다. 오전에 있었던 ‘신앙의 해’ 폐막 미사 말고는 특별한 일이 없었지요. 그래서 어제 아침,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미뤘던 책도 읽고, 강의를 위한 글도 쓰자.’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 정도의 산책 외에는 계속해서 방에만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썼을까요?

결론을 이야기한다면 책을 꽤 읽었지만 글은 한 글자도 쓰지 못했습니다. 편안해서일까요? 오히려 글이 써지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바쁘고 정신없었을 때 글을 더 많이 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글들이 간절함과 진실성이 더 담겨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사람들도 알아채는 것 같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7권의 책을 출판했는데, 그 중에서 많이 팔린 인기 있었던 책들은 여유 있고 한가했을 때 썼던 책이 아닌 어렵고 힘들다면서 버거워하고 있을 때 썼던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어렵고 힘든 시간이 나를 성장시키고 지금의 자리에서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거부하고 피할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고통과 시련의 시간들이 주님을 믿는 신앙인이라고 면제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시간들은 선을 이끄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분명히 견디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로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날이지요. 그런데 그 왕의 모습은 우리들이 알고 있던 모습과 많이 달랐습니다. 즉, 사람들을 억누르고 착취하는 지배하는 왕이 아닌, 오히려 우리와 똑같이 아니 우리보다도 더 밑바닥까지 내려가셔서 우리의 아픔에 함께 하는 겸손한 왕, 사랑 깊은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만 봐도 그 모습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왕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십니다. 신명기를 보면 “나무에 매달린 사람은 하느님의 저주를 받은 자이기 때문이다.”(21,23)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 분명히 아니라고 확신에 차서 빈정대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왕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때문에 스스로 저주받은 몸이 되신 것이지요.

바로 그때 양 옆에 있던 죄수의 반응이 다릅니다. 한 죄수는 예수님을 모독하고, 다른 죄수는 예수님께 굳은 믿음을 보입니다. 이 둘은 지나가는 행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노상강도로 알려져 있지요. 똑같은 죄를 짓고 똑같은 십자가형을 당하지만, 예수님을 만나면서 보였던 믿음을 통해 그 똑같은 상황이 역전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왕답게 곧바로 판결을 내리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굳은 믿음을 통해 오히려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에 가장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나의 믿음은 어떠한가요?

전 생애를 통틀어 오직 한마디로만 기도할 수 있다면,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에크하르트).

 
신앙의 해 폐막미사가 어제 있었습니다. 사진은 미사 후의 제대 모습.

 

 
짜장면을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정용섭)

재미있는 기도입니다. 쉽게 바칠 수 있는 기도. 그러나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기도를 외면할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또 어떠한 시간에서도, 또 어떠한 장소에서도 주님께 사랑의 고백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주님이 주신 거지만
현실적으로는 북안면 입구에 있는 손짜장 집 주방장이
4,000원을 받고 만들어 준 거였습니다.
내 앞에 놓은 짜장면이 신비로워
젓가락을 쉽게 대기 힘들었습니다.

국수가 된 밀가루,
밀가루가 된 밀,
밀이 된 밀 이삭,
밀 이삭이 된 밀알,
감자와 돼지고기와 짜장,
요정처럼 그 사이를 헤집고
모든 걸 가능하게 한 어떤 메커니즘, 또는 능력.

주님,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어쩔 수 없으나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짜장면을 먹지 못하는 일이
부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에는 짜장면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짜장면을 배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의 수고가 많은 이들에게 먹는 즐거움과
생명을 살리는 손길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때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붙들어 주십시오.
지금 한국에 태어나셨다면 짜장면을 좋아하셨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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