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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기억해 주십시오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4 조회수564 추천수5 반대(0) 신고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주님,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 루카 23,35ㄴ-43

 

 

 

기억해 주십시오

 

찬미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하며 어떤 처지에서도 천상을 차지하는 희망을 놓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를 삶의 첫 자리에, 참 왕으로 모실 수 있는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성 레오 교황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성인이여 기뻐하십시오. 당신께 면류관이 가까이 있습니다.

죄인이여 기뻐하십시오. 당신은 죄의 용서에로 초대받았습니다.

이방인이여 용기를 내십시오. 당신은 생명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옛 생활을 청산하고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며 그리스도의 탄생에 참여하게 된 자들로서 육신의 행위를 끊어 버립시다. 부패한 행실로 말미암아 이전의 비참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감사하고 기뻐하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잘못을 저지르고 죄를 지었다할지라도 용서와 자비로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께서 계시니만큼 실망과 좌절을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죄의 상태에서도 “허물로 누벼놓은 이날 하루를 주님의 자비로 지켜주소서.”하며 자비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빈정거렸습니다. 군사들도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하였고 십자가에 매달린 죄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오? 당신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하며 주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이런 조롱과 빈정거림, 모독은 유다인들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태평성대를 이룩하실 분으로 예수님을 기대했고 로마의 압제로부터 해방을 가져올 분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자기가 만든 틀 때문에 예수님은 사람들의 눈에는 천덕구러기,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 안에서도 한 죄수는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그러고 나서“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하고 말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죄인의 간절한 바램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죄인은 간절함으로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예수님과 더불어 온 왕국은 세상의 왕국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용서의 왕국, 화해의 왕국, 죄의 용서를 통해 인간을 구원하는 왕국입니다.

 

2독서 콜로새서1장 12절을 보면,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19-20절에서는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하느님의 왕국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암흑의 권세가 무엇입니까? 죄의 상태, 바로 사탄의 세력을 말합니다. 우리는 죄를 용서받고 이 속박에서 풀려났습니다. 해방과 자유를 회복한 것입니다. 누가 이일을 해 주었느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해 주셨습니다. 암흑의 권세로부터 죄의 용서를 통한 해방과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왕권입니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칼과 폭력의 권력으로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 당신 목숨을 내 놓으신 십자가로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그 통치권을 행하시는 곳은 우선 우리가 머무는 외적인 땅덩어리가 아니고 우리의 내면입니다. 주님께서 먼저 인간의 마음을 다스려서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오셔서 마음을 다스린다면 그곳에 하느님의 왕국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왕국에서는 내 뜻을 찾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추구합니다. “육적인 것에 마음을 쓰는 것은 죽음이지만 영적인 것에 마음을 쓰는 것은 생명과 평화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헤 특별한 은총을 받아 그동안에 지은 모든 죄를 용서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선택됩니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로 초대 받게 되었습니다. 새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콜로새서 말씀대로 ‘암흑의 권세에서 벗어났습니다.’‘죄의 사슬에서 풀려서 아드님의 나라에 속하는 하느님의 백성, 하늘 시민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시민으로써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사는 것입니다.

 

하늘시민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진정한 왕으로 모신다는 것은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사랑입니다. 사랑의 구체적 표현은 용서를 통해 드러납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모든 일에 앞서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용서해 줍니다.“ 모든 허물을 용서해 주고 품어주는 큰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면 주님의 통치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과 용서로 그리스도의 왕국을 건설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요즈음 구치소에 수감되어있는 분을 몇 차례 면회하게 되었습니다. 특별면회를 신청하여 세상에서 말하는 죄인과 마주 앉게 되었는데 그분이 그러셨습니다. “저는 긴 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묵주기도도 열심히 하고, 신심서적,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처지에 있게 만든 사람을 용서할 수 없고 미움이 더해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행위들에 대해 가슴이 아팠지만 지금은 하나 둘 내려놓으니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가끔은 불쑥불쑥 인간적인 생각이 들지만 주님을 더욱 사랑하게 만든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지냅니다. 주님과 함께 이 길을 갑니다. 다 용서합니다. 아프게 만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주님의 덕입니다.” 그분의 얼굴은 처음에는 불안, 초조, 미움과 증오, 분노가 가득한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얼굴에 살도 붙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주님 안에서 자유를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감옥살이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겉잡을 없었지만 지금은 자유를 회복했습니다. 미움은 칼을 갈게 합니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하면 사랑을 행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임한 것입니다. 그에게 외적인 감옥의 굴레가 있지만 그의 마음은 아무도 옭아맬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감옥에서 높은 담장과 철조망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믿음을 가진 사람은 파아란 하늘과 날아가는 새를 봅니다. 마음의 감옥이 더 무섭습니다. 어떤처지 환경 안에서도 주님을 첫 자리에 모시고 주님의 왕국으로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무엇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까? 내 삶의 여정에서 무엇을 기억해 주시고,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자비와 용서를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천상을 차지하는데 걸 맞는 삶의 처신이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면 그 자리가 천국입니다.

 

 

사실 ‘당당하게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살았다면. 주님,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당신은 다 알고 계십니다. 저의 부족함대로 상벌을 받겠습니다. 자비를 청할 염치도 없습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의 뜻대로 처분을 내려 주십시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천상에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죽음이라는 세상의 떠남과 이별을 거쳐야 합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일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라는 종말을 통해 약속된 천상에 이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늘의 삶을 아무렇게나 살 수는 없습니다. 천상을 희망하는 만큼 여기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합니다. 천국의 문, 하늘의 문은 지금 여기서부터 열리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순간, 머무는 자리가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사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죄의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아드님의 나라에로 한 발 다가서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그리스도의 통치 안에서 사는 은총을 간구하며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해방과 자유의 기쁨을 누리시길 빕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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