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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5 조회수827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1월 25일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I tell you truly,
this poor widow put in more than all the rest;
for those others have all made offerings

from their surplus wealth, but she, from her poverty,

has offered her whole livelihood.

(Lk.21,3-4)

 
 
제1독서 다니 1,1-6.8-20
복음 루카 21,1-4
 
어떤 잡지에서 본 사연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봅니다.

어느 한가로운 오후, 어떤 물건을 팔기 위해 한 중년의 아저씨가 지하철에 탔습니다. 지하철을 탄 사람들은 ‘또 장사꾼이구나.’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조용히 눈을 감으며 그 누구도 이 아저씨와 시선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지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하나의 물건도 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칸으로 건너가려는데, 자신의 뒤편에서 조용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는 한 시각장애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앞선 아저씨를 외면했던 사람들은 이번 역시 눈길 하나 주지 않고 모른 척 하고 있을 뿐이었지요. 바로 그 순간, 이 아저씨는 다음 칸으로 가려던 발길을 돌려 시각장애인에게 말없이 천원을 건넸습니다. 자신은 하나도 팔지 못했는데도 말이지요.

이 모습에 사람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답니다. 각종 이유를 들어서 도움을 주지 않았던 자기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도 크게 비교되었기 때문이었지요.

많은 이들이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저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태풍 하이옌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필리핀의 사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 역시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후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문제는 지불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 차례 시도 끝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인터넷으로 후원지불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노력해도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지. 또 나는 이미 꽤 많은 곳에 후원을 하고 있으니 괜찮아.”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도움을 외면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 말고도 많았습니다. 귀찮다는 이유, 스스로 합리화 시키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지 않을 이유를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봉헌금의 많고 적음을 따지시는 것이 아니라 자선 그 자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시지요. 즉,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선이 아닌, 정말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자선의 마음이 있을 때 주님께서는 기쁘게 받아주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가난한 과부의 헌금 렙톤 두 닢에 크게 감동을 하셨던 것입니다. 아주 적은 돈이었지만 자신의 전 재산을 봉헌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하나도 없고 빈손으로 집을 향해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빈손이 구원의 길로 들어가는 열쇠가 됩니다.

자선의 행위에 낯선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는 가난하다고, 지금 현재의 상황이 쉽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도 안 하는데 내가 굳이 할 필요가 있겠냐는 등등의 자선을 행하지 않을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 마시고, 주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자선이기에 어떠한 상태에서도 행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든 자선이 값집니다. 그분은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재산을 주시지만, 똑같은 사랑을 요구하십니다.

사람과 사람이 섞일 때 상처는 드러나고 치유는 시작된다(위서현).

 
나뭇잎이 떨어진 나무. 그래도 멋집니다. 멋진 이유를 찾으면 다 멋진 하느님의 작품.

 

 
약속

두 번째 글 역시 어느 잡지에서 읽은 글입니다. 특별히 주님과 나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약속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혹시 주님과의 약속을 세속적인 약속 다음으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학자 랑케(Ranke 1795-1886)가 잠시 산책을 나갔는데 동네 어귀에서 한 소년이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우유배달을 하던 소년은 넘어지는 바람에 싣고 있던 우유병들을 모두 깨뜨린 것이다. "어떡해요. 전 이 우유 값을 다 배상할 수가 없어요. 사장님이 절 쫓아내면 전 뭘 먹고 살죠?"

"얘야. 걱정 마라.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오면 내가 그 우유 값을 주마."

"정말요? 감사합니다!"

랑케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침 편지가 와 있었다. 한 독지가가 보낸 것으로, 역사학 연구비로 거액을 후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독지가는 일정이 바쁘므로 내일밖에 만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장소도 적혀 있었는데 지금 당장 떠나야 할 정도로 거리가 있었다.

랑케는 다음과 같이 답장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지만, 저는 그 시간에 더욱 중요한 약속이 있습니다."

랑케는 소년과의 약속을 지켰고, 처음에는 답장을 받고 당황했던 독지가도 전후사정을 듣고 나서는 랑케를 더욱 지지하게 되었다. 그는 처음의 제안했던 금액의 몇 배에 달하는 후원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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