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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7 조회수637 추천수9 반대(0) 신고

 

 

믿는다면


<연중 제34주간 수요일>(2013. 11. 27. 수) (루카 21,12-19)

"...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루카 21,12-13)."

이 말씀은, "박해를 복음 선포의 기회로 삼아라." 라는 명령입니다.

 

스테파노의 순교 후에 예루살렘 교회가 큰 박해를 받게 되었을 때,

당시의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서 각 지방으로 흩어졌습니다(사도 8,1).

겉으로 보기에는 교회가 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박해는 복음이 더 널리 선포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편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사도 8,4)."

 

물론 하느님께서 신자들을 여러 곳으로 보내시려고

일부러 박해를 받게 하신 것은 아닙니다.

박해가 없었더라도 신자들은 선교활동을 했을 것이고,

더 편하게 활동을 했을 텐데,

박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박해를 피해서 흩어졌지만 숨어 있지 않고 복음을 전한

그 열성을 우리가 본받아야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박해가 없었다면, 그리고 선교활동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면

현실에 안주하면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또 박해를 피해서 흩어졌더라도 숨어 있기만 했다면,

그냥 그렇게 교회가 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떻든 박해는 교회의 큰 위기였지만

결과를 보면 오히려 그게 교회의 성장과 발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신앙인들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병에 걸려서 누워 있을 때, 사업 실패로 힘들어 할 때,

시험 불합격으로 좌절하게 되었을 때, 기타 등등...

여러 가지 고난과 시련을 겪을 때,

그때가 바로 자기의 믿음을 증명할 기회가 됩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은 절망하고 포기할 때,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 자체가 바로

복음을 증언하는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4-16)."

이 말씀에서 '착한 행실'이라는 말을 단순히 '선행'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넓은 뜻으로 믿음, 희망, 사랑을 모두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모범을 보이는 것은

세상 사람들을 인도하는 하나의 등대가 되어 주는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로마로 끌려갈 때, 그가 타고 있던 배가 거센 폭풍을 만났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기들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나타나지 않고 거센 바람만 심하게 불어,

마침내 우리가 살아날 희망이 아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모두 식욕마저 잃었다(사도 27,20-21)."

 

그때 바오로 사도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십시오. 배만 잃을 뿐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사도 27,22)."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믿음을 이야기하고(사도 27,25),

자기가 먼저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사도 27,35).

 

"그러자 모두 용기를 얻어 그들도 음식을 먹었다.

배에 탄 우리는 모두 이백칠십육 명이었다(사도 27,36)."

바오로 사도의 예언대로 배는 잃었지만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군인들, 선원들, 다른 승객들 가운데에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은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하느님(예수님)을 안 믿었더라도

나중에 믿게 된 사람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든 바오로 사도의 믿음과 용기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었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복음의 씨를 뿌린 것과 같습니다.

믿음을 증언한다는 것, 또는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믿으시오." 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나는 예수님을 믿습니다. 믿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삶'으로도 그 믿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입으로는 믿는다고 말하더라도

믿음 없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안 믿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다면 믿는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죽을 수도 있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믿기만 하면 무조건 모두 살아난다는 것은 아닙니다.

박해 때에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한 사람들이 많은데,

순교자들은 육신은 죽었어도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을 버리고 배교한 사람들은?

 

-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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