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7 조회수387 추천수2 반대(0)

대림 제1주일부터 평화신문에 강론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부족한 저의 능력은 생각하지 못하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말과 글은 두 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에게는 희망의 빛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지혜로운 말은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바른 길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님께서는 제게 힘이 되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바른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제가 적성 성당의 본당신부로 있을 때, 아버님께서 성당으로 오신 적이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저를 위해서 3년 동안 성당에 계셨고, 덕분에 아버님께서는 3년 동안 혼자서 식사도 하시고, 청소도 하시고, 빨래도 하셨습니다. 어머님이 보고 싶으신지 가끔씩 성당에 오셔서 미사참례도 하시고, 식사도 함께 하곤 하셨습니다 

어느 날, 성당 마당에서 아버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담 옆에 있는 은행나무의 가지를 잘라야 합니다.’ 저는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담 밖으로 넘어간 가지가 바람에 부러질 수도 있고,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습니다. 또 가지가 넘어가 옆집에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말씀을 하시기 전에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시설분과장님과 함께 나무의 가지를 잘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어느 날, 아버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 수녀님 숙소 앞에 꽃밭을 만들어 주세요.’ 저는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녀님께서 매일 예쁜 꽃을 보시면 마음이 밝아질 것입니다. 수녀님께서 그렇게 마음이 밝아지시면 신부님께도 잘 하실 것이고, 신자들에게도 더 많은 사랑을 주실 것입니다.’ 아버님께서 말씀을 하시기 전에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시설분과장님과 함께 수녀원 앞에 예쁜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지혜로운 말, 따뜻한 말은 사람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줍니다. 아버님께서 계시다면 평화신문에 연재되는 저의 강론을 기쁜 마음으로 읽어 주셨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지혜롭게 다듬어 주셨을 것 같습니다. 제게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말은 공동체를 분열시키기도 합니다. 무심코 한 말이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합니다. 잘못된 행동은 고치면 됩니다. 하지만 잘못된 말은 쉽게 고칠 수도 없습니다. 본당에서도 일 때문에 다툼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 일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늘 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함부로 말을 한다고 책망을 합니다. 나이가 많은 것이 벼슬이냐고 따지는 말을 합니다. 조금만 참고, 조금만 들어주면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급한 성격만큼이나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너무나 빨리 자주하곤 합니다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잘 하였다는 말은 자주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비난하는 말, 비판하는 말,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은 정말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한 그 말이 그대로 나에게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지내려 합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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