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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로운 영혼 -하느님을 따르는, 종신(從神)의 사람-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7 조회수52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11.27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다니엘5,1-6.13-14.16-17.23-28 루카2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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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

-하느님을 따르는, 종신(從神)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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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의 다니엘의 영혼이 참 매력적입니다.

진정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요즘 회자되는 말이 ‘종북(從北)’이요 ‘종박(從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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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착안한 하느님을 따르는 종신(從神)의 사람, 다니엘입니다.

다니엘뿐 아니라 진정 하느님의 사람, 교회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인

사제나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종신(從神)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이, 그리스도가, 교회가 고향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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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니엘의 자유로운 처신은 하느님께 고향을 둔,

하느님만을 따르는 종신(從神)의 사람이 아니곤 이해하기 힘듭니다.

바빌론에 유배 중임에도 그 자유로운 처신이 꼭 고향에 있는 듯합니다.

하느님께 고향을 둔 사람은 세상 모두로부터 자유로움을 깨닫습니다.

최고의 권력자 바빌론 제국의 임금인 벨사차르 앞에서도 추호의 두려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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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은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꿈을 해몽(解夢)하더니

오늘은 사람 손가락이 갑자기 나타나 촛대 앞 왕궁 석고 벽에 쓴 글을

해독(解讀)합니다.

‘신(神)의 영(靈)’만 아니라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하느님께 속한 종신(從神)의 사람, 다니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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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답은 얼마나 통쾌한지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람, 무욕의 사람 다니엘의 참모습이 잘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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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대가 저 글자를 읽고 나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대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고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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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을 잘 못 봐도 한참 잘 못 봤습니다.

세상에 하느님 보물을 지닌 자를, 하느님께 고향을 둔 자를, 하느님을 따르는 자를

유혹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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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선물을 거두시고 임금님의 상도 다른 이에게 내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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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의바르고 겸손한, 무욕의 깨끗한 영혼 다니엘입니다.

다음 충고는 정말 용기 없이는 할 수 없는,

종신(從神)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목숨을 내놓고 하는 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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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벨사차르에 대한 재판관의 논고처럼 논리 정연합니다.

1.임금님께서는 하늘의 임금을 거슬려 자신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2.임금님께서는 주님의 집에서 가져온 거룩한 기물들로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술을 드셨습니다.

3.임금님은 은과 금,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알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했습니다.

4.임금님은 임금님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임금님의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찬송하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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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의 최고 권력자들도 경청해야 할 말씀입니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했습니다.

진정 하느님의 마음을, 민심을 헤아리는 지도자가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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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글자 풀이 역시 신비롭고 심오합니다.

“그 글자는 ‘므네 므네 트켈 파르신’입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임금님의 날 수를 헤아리시어 이 나라를 끝냈다는 것입니다.

‘트켈’은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보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프레스’는 임금님의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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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주님께서 우리를 저울에 달아본다면 무게가 모자라지는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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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의 일화가 재미있어 구체적으로 인용하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새삼 종교와 정치는 분리할 수 없는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임금님의 정치현실에 깊이 개입한 예언자 다니엘의 고언입니다.

세상 모든 시간, 모든 사람, 모든 사건들이 하느님의 수중에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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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예수님 역시 박해의 경우는 바로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니

미리 겁먹지 말라 하십니다.

어떤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주겠다고 하십니다.

다니엘이 벨사차르 임금 앞에서

담대하고 침착하게, 지혜롭게 말할 수 있었던 사실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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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런저런 사유로 어려움을 겪거나 박해를 받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충언의 말씀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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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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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끝까지 신뢰와 사랑으로 참고 견뎌낼 때

영적전쟁에 승리요 구원의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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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끝까지 견뎌내며

당신을 따를 수 있는 믿음과 사랑, 희망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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