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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징벌의 날'피하는 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7 조회수619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


복음: 루카 21,20-28






구세주


(6세기 경)


     < '징벌의 날' 피하는 법 >

          

제가 초등학교 때 동네 아이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옆집에 사는 친구아이가 자꾸 저를 약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전에도 그 아이는 항상 제 약을 올렸고 자주 싸웠지만 제 생각에 저는 그 아이에게 진 적이 없었습니다.

이 번엔 모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따끔하게 혼내줘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 아이에게 달려가려고 하는데 저보다 3살 많은 저희 작은 형이 저를 말렸습니다. 저는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형을 뿌리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의 얼굴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달려갔는데 이미 힘이 빠져서인지 그 아이 앞에서 쉽게 넘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보다 이 상황에 대해 준비가 더 잘 되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아이는 제 위에 올라타서 저는 꼼짝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아이가 저를 때리지는 못한 것 같은데, 그러나 아이들 싸움에서는 누가 봐도 밑에 깔린 아이가 진 것입니다. 저는 다시 일어서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 때 작은 형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도와주지 마!”

저는 더 힘이 빠져버렸습니다. 치욕적인 패배감을 안고 분노에 떨면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다 재미있게 노는데 저는 혼자 외롭게 집에서 분노를 삭여야만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멸망할 날을 예언하십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멸망할 것을 미리 아시고 예루살렘을 보시며 눈물을 흘리신 적도 있습니다. 예루살렘을 보호해 줄 분은 당신밖에 없는데 예루살렘은 교만하여 스스로 자신을 지키려 했고 오히려 예수님까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징벌의 날’, 그렇습니다. 자신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자신 편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교만해진 예루살렘은 얼마 안 있어 징벌의 날을 맞이했고, 이방인들에게 2천 년 동안 짓밟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 나라를 다시 찾았지만 그들의 성전자리에는 아직도 이슬람 성지 건물이 건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에게는 매우 치욕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하며 무릎 꿇고 그리스도를 부를 때까지 이스라엘은 여전히 외롭고 혼자인 길을 가야만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이 세상 마지막 때도 그대로 일어날 것입니다. 이젠 이방인들이 하느님을 버리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방인들도 누군가에게 시간이 다 찰 때까지 압박을 받을 것이고 그래도 하느님을 찾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그것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은 내 자신도 하나의 예루살렘임을 알고 겸손한 삶을 살 줄 알기를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나 개인적인 징벌의 날을 피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징벌의 날은 바로 나를 보호해 줄 분을 알지 목하고 교만하여져서 스스로 그분을 저버릴 때 하느님으로부터 버려지고 세상으로부터 짓밟히는 그런 날인 것입니다.

 

학위를 위해 공부를 할 때 저는 교수님께 완전히 순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국 학위는 실력이 아니라 관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이 옳은 것 같아도 교수님을 위해 제 생각을 바꾸어 쓰기까지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교수님은 마지막 논문발표 할 때도 저의 편이 되어 주셨습니다. 든든한 보호자요 후원자가 있으니 떨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학위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신학생 때 성서학위를 하면서 담당 교수님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좋은 교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생각을 굽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님이 바꾸라고 하는 내용도 억지로 억지로 바꾸었고 교수님을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마지막 논문을 제출할 때도 교수님과 언성을 높여가며 싸웠습니다. 그 때 교수님의 한 마디가 이것이었습니다.

디페사(논문방어) 때 보자!”

두고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논문발표 날이 저의 징벌이 날이었던 것입니다. 교수님은 논문심사를 하는 다른 교수들에게 이 논문이 형편없고 남의 것을 베껴 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교정해 준 당신이 더 잘 아십니다. 그러나 내 스스로 날 보호해 줄 유일한 교수님을 무시해서 그렇게 징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실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겸손이 필요합니다. 지식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부모 없이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어린이처럼 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것이 징벌의 날을 맞지 않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실력이 좋아서 지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을 부모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당신들도 자녀로 여겨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하는 자세도 그러해야합니다. 어린아이처럼 어찌할 바를 몰라 벌벌 떨면서도 그분만을 바로보고 있다면 골리앗조차 그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실 것이지만, 교만하면 아이에게도 짓밟히게 내버려 둘 것입니다. 징벌의 날,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나를 지켜주실 분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되는 교만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될 것입니다. 어린이처럼 됩시다. 부모가 보호해주는 이상 징벌은 날은 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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