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모두가 지나간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9 조회수70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11.29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다니엘7,2ㄴ-14 루카21,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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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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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중 문득 떠오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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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에도 흔들리지 마라.

아무것에도 놀라지 마라.

다 지나간다.

하느님은 변치 않으시니 인내는 모든 것을 얻게 한다.

하느님을 소유하는 이에게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다.

오로지 하느님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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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지나간다.’는 깨달음이 우리를 마냥 홀가분하게 합니다.

초연한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합니다.

순전히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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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끊임없이 지나가듯

삶도 죽음도 지나가고 젊음도 건강도 지나갑니다.

권세도 명예도 지나가고 사랑도 미움도 지나갑니다.

세상에 지나가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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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시간의 강물 안에 공간의 모든 것들이 휩쓸려 떠내려가는 느낌입니다.

모두가 무의미하고 덧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우리 안에 스며드는 허무의 어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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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안에 정주할 때 영원한 삶입니다.

모든 것이 지나가는 ‘허무의 강물’에 휩쓸려가지 않는 유일한 대책은 하느님뿐입니다.

영원한 초월의 거점, 하느님 안에 머물 때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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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원한 정주처(定住處)는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 안에 정주해야 비로소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과 평화요,

시대의 표징을 올바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1독서의 다니엘이요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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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이 환시 속에 전개되는 거대한 네 마리 짐승은

다 사라져가는 제국을 상징합니다.

사자 같은 짐승은 바빌론을,

곰같은 짐승은 메데아를,

표범 같은 짐승은 페르시아를,

커다란 이빨을 가진 짐승은 그리스를 상징합니다.

모두 사라져간 제국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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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좌에 앉으신

하느님께 인도된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상징하는 그리스도 예수님만이 영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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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그대로 교회를 통해 현재진행형으로 실현되고 있는 예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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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을 사십시오.

지금 여기가 하느님을 만나는 영원한 현재, 구원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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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예수님만을 섬길 때

허무의 강물에서 벗어나 그분 안에서 영원한 현재의 삶을 삽니다.

바빌론에 유배중인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이런 환시를 통한 하느님 체험이 다니엘의 믿음을 굳건히 했음을 봅니다.

예수님의 영원한 정주처 역시 하느님임을 오늘 복음을 통해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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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두렵고 무서운 종말 현상들 넘어

하느님의 나라의 영원을 내다보라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라.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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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지나가 사라져도 하느님은,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에 등불이요 내 길을 비추는 빛입니다.

늘 주님 말씀 안에 머물러 정주의 삶에 항구할 때

영원한 생명이요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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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친히 우리 모두의 영원한 정주처임을 깨닫게 하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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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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