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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를 달리게 하시는 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9 조회수651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복음: 마태오 4,18-22






세졸라의 성모


라파엘로 작, (1514),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


     < 나를 달리게 하시는 분 >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세상을 건너 갈 징검다리란 제목의 내용입니다.

종민이는 몸이 약합니다. 조회 때 쓰러진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종민이는 이렇게 약하게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도 원망스럽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개교 50주년 기념행사로 10킬로 단축 마라톤 경기가 있었습니다. 종민이는 이번에는 꼭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으로 집 근처 공원에서 매일 한 시간씩 마라톤 연습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은 이런 종민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으로나마 응원해 주었습니다.

마라톤 경기가 있던 날 종민이는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100여 명의 학생들이 교문을 빠져나갔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경사진 언덕을 오를 때, 종민이는 가슴이 뻐근해졌습니다. 1킬로도 채 뛰지 못하고 종민이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몇 명의 아이들이 종민이를 앞질러 갔습니다. 종민이는 꼴찌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몇 번을 뒤돌아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열 걸음 정도를 걸었습니다. 바로 그 때, 종민이의 등 뒤에서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종민이와 100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한 명이 쓰러질 듯 쓰러질 듯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종민이는 꼴찌가 아니었습니다. 종민이는 힘을 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꼴찌는 종민이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꼴찌를 향해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계속 보내주었습니다.

자신의 뒤에서 누군가 달려오고 있다는 안도감에 종민이는 9킬로를 달렸습니다. 경기는 종반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교문을 들어설 때까지도 꼴찌는 종민이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종민이는 마침내 결승점에 도착했습니다. 종민이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뒤를 이어 달려 들어올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 친구가 결승점을 얼마 남기지 않고 경기를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민이는 왠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종민이는 집에 돌아와 자랑스럽게 자신이 10킬로를 완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종민이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밤늦도록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안방 문틈 사이로 아버지의 가는 신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종민이의 아버지도 종민이처럼 몸이 많이 약했습니다.

다음날, 종민이는 아버지가 왜 밤새도록 끙끙 앓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라톤 경기가 있던 날, 자신의 뒤에서 꼴찌로 달렸던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습니다. 종민이 아버지는 꼴찌로 달리며 종민이에게 안도감을 주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꼴찌의 모습을 통해 종민이를 격려하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종민이보다 더 약한 몸으로 아버지는 그 긴 거리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흘린 땀은 종민이가 세상을 건너 갈 징검다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우리는 조선 명필 서예가 한석봉 어머니가 아들을 어떻게 교육했는지 잘 압니다. 아들이 공부를 다 마치지 않고 돌아오자 불을 끄고 당신은 떡을 썰고 한석봉은 글을 쓰게 하였습니다. 한석봉은 자신을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하고 계신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수학하여 위대한 명필가가 됩니다. 종민이 아버지가 뛰어주었기 때문에 종민이도 끝까지 뛸 수 있었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일을 하는 힘이 당신을 위해 일해주시는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어부인 안드레아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의 형과 마찬가지로 사람 낚는 어부로 일을 시키십니다. 모든 사도들은 순교의 길을 가셨습니다. 안드레아 사도도 나중에 엑스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설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죽기직전까지 시간이 아까웠던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자신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을 나누고 계신 스승을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께서 나와 함께 뛰어주십니다. 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계십니다. 그러니 어찌 우리가 가만있을 수 있겠습니까? 나를 뛰게 한다고 해서 불평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결승점에 도달하는 기쁨은 우리 것이 됩니다. 십자가를 바라봅시다. 그분은 나에게 힘을 내라고 오늘도 그 차디찬 나무 위에서 힘겹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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