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30 조회수537 추천수8 반대(0)

저는 1991년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교구장님은 3분을 모시고 있습니다. 세분 모두 축일은 겨울철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스테파노이시고 축일은 1226일입니다. 저는 사제서품을 추기경님께로부터 받았습니다. 적성 본당의 주임신부로 있을 때는 128일에 대림특강을 청해서 듣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1998년 추기경님께서는 은퇴하셨고, 후임으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께서 교구장이 되셨습니다. 정 추기경님의 축일은 126일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교구청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정 추기경님을 가까이서 뵐 수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 기도하시는 추기경님을 보았습니다. 2012년 정 추기경님께서 은퇴를 하셨고 후임으로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이 되셨습니다. 오늘은 교구장이신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님의 축일입니다. 저는 지난 8월부터 성소국장으로 교구청에서 지내기 때문에 매일 교구장님을 뵐 수 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금요일에는 교구청 회의를 통해서 뵙게 됩니다. 교구장님은 지칠 줄 모르는 탱크와 같은 체력을 지니셨습니다. 사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정을 지니셨습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시는 따뜻함을 지니셨습니다. 교구의 모든 일들은 국장 신부들에게 위임하시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격려해 주십니다. 축일을 맞이하시는 교구장님께서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내일부터는 새로운 한해를 시작합니다. 교회의 전례력은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으며,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탄생 4주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 4주전입니다. 2013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감사드리며, 주님 앞에, 이웃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잘못한 것이 있다면 겸손되이 뉘우치면서 주님의 자비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신학교에 다녀왔습니다. 학교에 강의가 있었고, 예비 신학생들을 도와주는 담임 부제님들과의 송년모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쉬는 시간에 신학교의 교정을 걸었습니다. 예전에 지냈던 추억도 생각났습니다. 동창들과 토론을 하였고, 운동을 하였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아파했고, 사제로 살아갈 꿈을 키웠던 곳입니다. 신학교를 못자리라고 불렀습니다. 학생들은 그곳에서 지덕, 체덕, 성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함께 모여서 공부하고, 운동을 하고, 기도하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못자리를 나와서 사제가 되는 것이 학생들의 꿈이고, 바램이지만 사제생활을 22년 한 지금 돌아보면 학교에서의 생활이 행복이고 기쁨이었습니다. 사제가 된다는 것은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고, 주님의 길을 충실하게 따라간다는 것은 겸손, 희생, 봉사, 나눔의 삶이기 때문에 때로 고단하고, 힘들기 마련입니다. 못자리에서 옮겨져서 논에 심어진 벼는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서 뜨거운 태양도, 거센 바람도, 사나운 비도 온 몸으로 받아야 합니다. 사제는 세상에 나와서 홀로서야 하기 때문에 많은 유혹을 겪게 됩니다. 규칙이 보호해 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의 울타리가 지켜 주는 것도 아니고,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구상 시인의 꽃자리라는 시를 생각하였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제가 신학생 때, 신학교를 가시방석처럼 여긴 적이 많았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공동 기도, 성격이 다른 친구들, 어려운 공부가 힘겹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신학교에 있는 학생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따른다면 그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가시방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서울대교구라는 꽃자리를 더욱 빛내시는 교구장님의 축일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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