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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을 따르는 삶 - -부르심, 버림, 따름-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30 조회수55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11.30 토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로마10,9-18 마태4,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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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따르는 삶

-부르심, 버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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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장면이 평범하면서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상징하는바가 참 심오합니다.

그대로 우리 삶의 여로(旅路)를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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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가,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평생 갈릴래아 호수에서 단조롭고 무의미한 반복의 고기잡이 삶을 살다가

허무하게 세상을 마쳤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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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만났기에 주님 따라 활짝 열린 길을 갈 수 있었지

만약 주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생 갈릴래아 호수에서 평면적 폐쇄의 감옥 같은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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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부르심은 큰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이, 주님과의 만남이 복음의 고기잡이 어부들의 운명을 바꿨듯이

우리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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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부르심을 받아도

복음의 제자들처럼 직업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경우 밖에서 볼 때는 똑 같은 환경 같겠지만 내적환경은 천지 차이입니다.

똑같이 고기잡이를 한다 해도

주님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그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다릅니다.

주님을 따르는 내적여정의 깊이와 높이의 삶이, 내적초월의 삶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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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무의미한 반복의 삶에서 끊임없는 탈출입니다.

우리 삶의 방향과 목표의 출구가 활짝 열립니다.

출구가 막혀 답답한 삶이요 방황하는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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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복음의 마지막 장면이 바로 이런 진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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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라는 표현에서 두 형제의 주님을 찾는 갈망이 얼마나 컸는지 깨닫습니다.

내적 출구가 막힌 삶이 참으로 답답한 감옥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 의미 충만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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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진리를 새롭게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부르심과 버림, 따름이 하나로 연결됩니다.

주님이 먼저 은총으로 부르셨기에 버림과 따름이 가능합니다.

목표가 없는 막연한 ‘버리고 떠나기’가 아닌

주님의 목표와 방향 따른 ‘버리고 따르기’의 내적순례여정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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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도 같은 정주의 수도원 제자리 삶에도 늘 새로울 수 있음은

주님을 따라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내적여정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겉으로야 반복의 폐쇄적 감옥의 평면적 삶 같지만

내적으로는 하느님 향해 활짝 열려 있는 깊이와 높이의 정주의 제자리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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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만 우리를 부르시는 게 아니라

우리 역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을 따르는데 찬양의 은총보다 더 큰 도움은 없습니다.

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공동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해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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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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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찬양으로 주님을 부르며 따를 때 비로소 기쁨 충만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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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삶을 요약하는 구절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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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찬양하며 기쁘게 주님을 따르는 삶 자체가 최고의 복음 선포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내외적으로 버려가는 이탈의 삶도 뒤따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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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한 당신의 부르심에 찬양과 감사로 응답하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을 충실히, 항구히 따를 수 있는 힘과 은총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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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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