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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운 시작 -대림을 맞는 자세-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1 조회수646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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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 대림 제1주일

이사2,1-5 로마13,11-14ㄱ 마태24,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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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대림을 맞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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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시작입니다.

어제의 끝은 오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은 대림 첫 주일이자 12월 첫날입니다.

마지막 34주간 연중 시기가 끝나고

이제 주님을 기다리는 설렘과 기쁨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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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대림시기입니다.

기다림이 우리를 살게 합니다.

대림의 주제는 ‘기다림’이요 기다림을 상징하는 대림 촛불입니다.

기다림이 없으면 영혼의 촛불도 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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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무엇을 기다립니까?

주님을 기다립니다.

대림시기뿐 아니라 평생 기다릴 주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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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가 웬 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면 대림 시기는 밝고 가벼운 분위기입니다.

사순시기가 산문(散文) 같다면 대림시기는 시(詩)같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노래한 아침 시편 성무일도 세 후렴은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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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들이여 주님 앞에서 우쭐거리고, 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영원히 다스리시리라. 알렐루야.”

“보라, 위대한 예언자가 오시어, 새 예루살렘을 세우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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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써놓고 하루 종일 행복했던 제 시 한편도 소개합니다.

요셉 상 옆, 파란 하늘 배경한 산수유 나뭇가지들 마다 가득 달린 빨간 열매들이었습니다.

-나뭇잎들/다 떠난 보낸

초겨울/파란하늘 배경한

산수유/빈 나뭇가지들

별처럼/가득 달린

꽃보다/아름다운/ 빨간 열매들

당신께 바치는 내 사랑입니다. - 2013.11.30

지체 없이 시 제목은 ‘당신께 바치는 내 사랑입니다.’로 정했습니다.

빈 나뭇가지에 기쁨의 열매, 사랑의 열매 가득 달고 깨어 임을 기다리는 초겨울 산수유나무처럼,

우리 역시 가난한 빈 나무되어

기쁨의 등불, 사랑의 등불 환히 켜들고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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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대림을 맞는 자세’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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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깨어있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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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음은 영성생활의 궁극 목표입니다.

지금 여기서 깨어서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나십시오.

살았다 하나 잠들어 죽어있는 영혼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일생 동안 깨어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사랑하는 주님을 기다림이 저절로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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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의 주제도 ‘깨어 기다림’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님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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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복음 말씀처럼 똑같은 환경 중의 두 사람 중 영혼이 깨어있던 하나는 데려갔지만

영혼이 잠들어 있던 하나는 버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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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역시 로마서에서 잠에서 깨어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오늘 로마서 2독서는

바로 성 아오스팅이 ‘집어 들어라’라는 말을 듣고 펼쳐들었을 때 한 눈이 들어온

성인을 회심으로 이끈 말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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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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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대림시기가 잠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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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피정지도 신부님의 강론 말씀 중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에 대한 설명이 신선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워질수록 우리의 희망도 왕성해질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니

나이 들어 늙어가면서 희망도 왕성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요지의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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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기다릴 때 주님 가까이 오실수록 우리의 희망도, 기쁨도 더욱 왕성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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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빛의 갑옷을 입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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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음은 빛입니다.

주님을 기다림이 우리를 깨어있게 하고 어둠에서 벗어나 빛 속에 살게 합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대림시기에 참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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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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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갑옷을 입고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빛의 갑옷으로 무장할 때 아무도 우리를 대적할 수 없습니다.

영적전쟁에 백전백승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입혀지는 빛의 갑옷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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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며 주님의 집으로 가리라.’ 화답송 노래처럼,

빛의 주님을 찾아 갈 때 주님 친히 입혀 주시는 빛의 갑옷입니다.

주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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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말씀대로

빛의 주님을 찾아 생명의 가르침을 받고자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대림시기 오시는 주님은 평화의 주님이십니다.

이사야의 평화의 비전은 얼마나 아름답고 웅대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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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과 같은 전쟁과 불화의 시대에 주시는 복음입니다.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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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평화의 비전을 지니고 등극한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주님의 대림시기를 앞두고

새로 반포된 5개장 288항목의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이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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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길은 빛의 주님을 사이에 모시고 그분 가르침대로 살 때뿐임을 깨닫습니다.

평화의 주님을 닮아 갈 때 빛의 갑옷이요 성취되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그러니 빛의 갑옷을 입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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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품위 있게 살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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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가 사라져 가는 시대입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라 품위가, 품격이 있어 사람입니다.

광이불요(光而不耀), 품위의 사람들은 빛나나 번쩍이지 않는 겸손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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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가 있을 때 개인엔 인격(人格)이요 나라엔 국격(國格)입니다.

품위를 회복해야 합니다.

역시 품위의 지름길은 깨어 사는 일뿐입니다.

영혼이 깨어 있을 때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기에 품위 있는 삶입니다.

영혼이 잠들어 있어 자기를 잃어 방치, 방기하기에 품위 없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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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때 사람들이 멸망했던 것도 자기를 잃고 품위 없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노아 시대 사람들이었습니다.

흡사 오늘날 하느님을 잊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아 섬직한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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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기를 맞이하여 바오로를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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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바로 오늘의 타락한 현실에 대한 묘사 같습니다.

이런 환경의 유혹에서 단호히, 과감하게 벗어나 품위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자유인에 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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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예수 그리스도를 옷 입고 품위 있게 살아가십시오.

믿는 이들의 특권입니다.

주님께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라 주신 은총의 선물이 대림시기입니다.

깨어 있으십시오.

빛의 갑옷을 입으십시오.

품위 있게 살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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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당신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삶의 지침입니다.

이렇게 살 수 있게 하시고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빛의 갑옷을 입혀주십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옷 입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갑시다(이사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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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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