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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프라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3 조회수855 추천수18 반대(0)

오늘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동창 신부 중에 같은 본명을 가진 신부님이 있습니다.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했던 친구입니다. 불의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정의를 말했던 친구입니다. 캐나다에서 함께 살 때는 저를 위해서 식사준비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마지막 정리까지 다 한 후에야 잠자리에 들던 친구입니다. 중견사제 연수를 마친 후에 교구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도시 빈민 사목의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한 이에게 해 준 것이, 가장 헐벗은 이에게 해 준 것이, 가장 굶주린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동창 신부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1988년 저는 군대를 제대한 후에 돈 보스코 직업 훈련원에서 잠시 일을 했습니다. 그곳에는 멀리 외국에서 오신 신부님과 수사님들이 계셨습니다.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밤에는 방송통신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게 하고, 틈틈이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영어와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낮에는 용접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서 후원회원들을 만나기도 하셨고, 재미있는 강론으로 학생들에게 기쁨을 주셨습니다. 수사님들은 직접 기술을 가르쳐 주셨고, 점심 식사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농구를 하셨습니다. 권위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사랑과 관심을 주셨습니다. 존경받는 사제, 권위적인 사제, 엄한 사제들을 보았던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제가 된 후에 신부님과 수사님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만주에 있는 직업 훈련원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한국은 이제 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곳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70이 넘은 연세에도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신부님의 열정을 존경합니다. 수사님들은 멀리 아프리카로 가셨다고 합니다. 역시 더 어렵고, 가난한 곳을 찾아서 떠나셨다고 합니다. 신부님과 수사님들께서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가별이라고 불러주셨던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쉽고 편안한 길이 있지만 굳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셨던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세상 사람들은 더 좋은 집,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차, 더 좋은 것들을 얻으려고 공부를 합니다. 출세와 성공이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또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을 자주 읽고, 나는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며,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입니다. 밤하늘은 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입니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참된 신앙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전하라고 하신 기쁜 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육체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곧 다시 갈망이 생기는 만족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빼앗아 갈까 걱정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비싼 대가를 지불해서 얻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나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얻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해하기 때문에 이해 받을 수 있고, 용서하기에 용서받을 수 있고, 사랑하기에 사랑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에게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것이 참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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