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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3 조회수682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2월 3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He said to them, "Go into the whole world
and proclaim the gospel to every creature.
Whoever believes and is baptized will be saved;
whoever does not believe will be condemned. 
(Mk.16,15-16)
 
 
제1독서 신명 10,8-9
제2독서 1코린 9,16-19.22-23
복음 마르 16,15-20
 
전에 교회 건축물을 지었던 어떤 신부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공사에 집중을 하다 보니 어느 날 굴삭기로 땅을 파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재미있더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해가 되십니까? 땅 파는 것이 뭐가 재미있다고, 글쎄 자신은 하루 종일 땅 파는 것만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게 뭐가 재미있어요?”라고 하자,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낚시꾼들도 낚시를 밤새워 하잖아. 그들이 물고기 잡는 것에만 재미를 느끼고 행복해할까? 아니야. 그들은 물 위에 떠 있는 찌만 바라봐도 재미있어하고 행복해 한다니까. 별 다른 움직임 없이 물의 흐름에 맞춰 흔들리기만 하는 찌 보는 것이 뭐가 재미있겠어? 그러나 밤새워 물고기 하나 못 잡았어도 재미있어 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집중하니까 땅 파는 것만 봐도 재미있더군.”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지루하고 힘들기만 할 것 같지만, 그곳에 집중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재미와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안에서 재미와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서 온갖 불평과 불만의 이유들을 찾는 사람들이지요. 특히 승부에서 이기려는 목적이 더 중요한 사람들, 즉 세상의 관점으로만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보입니다.

사실 세상의 관점만 내세우면 주님의 일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고 실천하기 힘든 일입니다. 바빠 죽겠는데 어떻게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달할 것이며, 내 코가 석자인데 어떻게 남을 도울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주님의 일을 실천하기에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입니다. 성인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세상 끝까지 복음 선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셨지요. 그래서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을 떠나 우리나라의 바로 옆에 있는 일본까지 와서 전교 활동을 하셨습니다. 지금처럼 빠른 비행기가 있는 시대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배로 인한 항해가 안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집중했기에 열정적으로 전교 활동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성인께서 사셨던 16세기와 지금 21세기를 비교해보십시오. 모든 점에 있어서 지금 이 시대가 훨씬 좋은 조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조건임에도 전교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주님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일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교 가능한 이유보다도 불가능한 조건만을 찾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주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니, 어떻게 주님의 일을 하는 데에 재미가 있고 또 행복을 느낄 수가 있겠습니까?

선교의 수호자이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를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이제 주님의 일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때 나의 이웃 한 사람에게 주님을 알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행복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랑, 그 존재만으로 세상의 모든 짐을 가볍게 해 주는 최상의 선(토마스 아 켐피스).

 
세례를 주시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축일 맞이하시는 분 축하합니다.

 
먼저 주님께 집중합시다.

제가 신학생 때 세종문화회관으로 뮤지컬 구경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사실 학생 신분에서 이 뮤지컬 가격은 너무 비싸더군요. 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뮤지컬이고, 더군다나 너무나도 유명한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뮤지컬이기에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일 싼 C석표를 예매해서 입장을 했지요. 입장을 해서 홀 안으로 들어가니 이상한 물건을 하나 팝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물건을 구입하더군요. 바로 망원경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무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출연 배우의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망원경으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C석. 그래서 제대로 공연에 집중할 수가 없어 가격이 훨씬 쌉니다.

공연좌석뿐만이 아니지요. 운동경기 관람 역시 집중해서 잘 볼 수 있는 자리는 그 가격이 훨씬 비쌉니다. 그렇다면 성당에서는 어떨까요? 가격이 책정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은 맨 뒷자리가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곳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좁은 성당의 경우에는 맨 뒷자리가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웬만한 성당이 맨 뒷자리에서는 앞에 계신 십자가의 예수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즉, 주님께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C석일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 C석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맨 뒷자리가 다 채워진 뒤에야, 점점 앞자리가 채워지니까요.

주님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님의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주님께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주님의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나의 작은 습관에서부터 가능해집니다.

기왕이면 성당의 앞자리에 앉아서 주님의 얼굴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을 할 때 또한 사제가 말하는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들으려는 집중을 할 때, 주님의 일이 내 안에서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일을 언젠가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간직하려고 하지 마시고, 먼저 성당의 VIP석인 앞자리에 앉아 주님을 제대로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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