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7 조회수505 추천수13 반대(0)

 

며칠 전에 핸드폰을 숙소에 놓고 나간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를 많이 기억했는데 지금은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습니다. 명함에 있는 사무실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직원이 숙소에 핸드폰이 있다고 확인을 해 준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에는 전화번호, 일정, 각종 어플리케이션들이 저장되어있습니다. 핸드폰이 편리하고, 좋은 점이 많지만 자칫 핸드폰에 너무 많이 의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비슷한 것으로는 내비게이션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지도를 보면서 목적지를 찾아갔습니다. 웬만한 곳은 알아서 찾아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비게이션을 보고 다니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불안하기도 합니다.

 

일정표에는 각종 약속들이 적혀있습니다. 그 일정들 때문에 힘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 일정이 없는 날에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무능력한 것도 같고, 잊혀지는 것도 같고, 외로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날에는 할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책도 읽고,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글도 쓰고, 묵상도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바쁜 도시의 생활 속에 익숙해져서 혼자 있는 즐거움, 혼자 있을 때의 여유를 모르고 지낸 것 같습니다.

 

70이 넘으신 할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을 잘못 만나서 예전에 살던 곳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한동안 미움과 원망 때문에 소화도 안 되고 사는 것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서 어느 날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미워하게 된 사람,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찾아가서 오히려 나도 잘못이 있다고 용서를 청하고, 미움과 원망을 털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 가슴 속에 있었던 큰 덩어리가 없어졌습니다. 소화도 잘되고 사는 것도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물질적인 손해 때문에 나의 영혼이 더 많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회개는 나를 다시금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살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의지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핸드폰, 내비게이션, 일정표에 의지하는 우리들을 보시고 측은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참된 자유와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야 하는 것들은 핸드폰, 내비게이션, 일정표로는 얻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들은 이 세상에서는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이 지친 저의 삶에 위로와 희망을 줍니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네. 별들의 수를 정하시고, 낱낱이 그 이름 지어 주시네. 우리 주님은 위대하시고 권능이 넘치시네. 그 지혜는 헤아릴 길 없네. 주님은 가난한 이를 일으키시고, 악인을 땅바닥까지 낮추시네.” 오늘도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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