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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7 조회수1,587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2월 7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The harvest is plentiful but the workers are few.
(Mt.9,37)
 
 
제1독서 이사 30,19-21.23-26
복음 마태 9,35─10,1.5ㄱ.6-8
 
어제는 원주교구 서품식이 있었던 배론 성지에 다녀왔습니다. 3명의 사제와 3명의 부제가 탄생되었는데, 이 중에서 한 명의 부제를 알기에 교구가 다르고 또 거리상으로도 인천에서 꽤 멀지만 서품미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교구가 다르기 때문에 미사 전에 너무나도 어색했습니다. 원주교구가 다니는 수원신학교에는 제가 딱 2년밖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기억하는 사람도 없고, 또 저를 아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혼자서 낯설음에 마치 꿔다 놓은 보리자루마냥 어색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바로 그때 이러한 어색함이 가득한 상태에서 저를 불러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저를 기억해주시는 선배, 후배 신부님들이었지요. 여기에 웬일이냐고 또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 또 저의 글을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나누면서 어색함을 털어낼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낯선 곳에서 불러주는 그 소리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성소, 즉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어제의 저의 체험처럼, 주님의 부르심은 낯선 이 세상 안에서 더욱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주님의 친밀한 부르심이 아닐까요? 그리고 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힘을 제공받는 부르심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어떤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부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 세상 안에서 낯설게 살아가며 힘들어 하는 우리를 원하시지 않는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들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불러주는 그 부르심에 우리는 얼른 응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부르심에 방해하는 많은 유혹들이 있지요. 바로 주님의 관점이 아닌 세상의 관점으로만 생각하는 우리의 잘못된 판단입니다.

사실 주님의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주님의 부르심은 나를 너무나도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관점으로만 생각하니, 주님의 부르심이 내게 너무나도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짐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님께서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관점으로 생각하면서 주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부르심이야말로 참으로 나를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제 성소, 수도 성소만이 주님의 부르심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 안에서 주어지는,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부르심이 성소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르심을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서 단순히 피해야 하는 힘든 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대신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참된 선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앞서 성인이 말씀하셨듯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부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 사람이 어떤 취향이든 성격이든 그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에쿠니 가오리).

 
어제 부제품을 받은 김효영(미카엘) 부제와 함께.
또 다른 분은 송준회(베드로) 신부입니다.

 
10배로 보상해주시는 하느님

‘우리 생애 최고의 해’라는 1940년대 흑백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해롤드 러셀은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두 팔을 잃었다고 합니다(영화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항공모함 화재로 두 팔을 잃었다고 나옵니다). 그는 너무나 큰 좌절에 빠져서 기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면서 삶의 의지가 생겼고, 정상인들과 마찬가지로 의수로 글도 쓰고 타자도 쳤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었고, 이 영화에 자신도 직접 배우로 출연해서 결국 그해 아카데미 조연상을 탔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때 한 기자가 “두 팔을 잃어 절망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지요.

“처음에는 절망했지만 기도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면서 더 소중한 가치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잃었을 때 잃은 것만 생각하지 않고 남은 것으로 감사하고 나가면 하느님께서 10배로 보상해주시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방법 첫 번째, 바로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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