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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개의 열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8 조회수74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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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8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이사11,1-10 로마15,4-9 마태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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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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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대림 제2주일을 맞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대림 제2주일은 인권주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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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인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도 회개에서 시작됨을 깨닫습니다.

언젠가의 회개가 아니라 하늘나라가 임박한 바로 지금 여기서의 회개입니다.

우리가 살 길은 오직 하나, 회개의 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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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자 요한은 물론 예수님의 평생 복음 선포의 내용을 요악 하는 말씀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하늘나라에 대한 준비의 응답이 바로 회개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우선적 화두가 회개입니다.

회개해야 하늘나라의 삶입니다.

평생 회개의 여정 중인 우리들이요, 부단한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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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말을 바꿔 ‘회개하여라. 주님 성탄이 가까이 왔다.’로 말해도 그대로 통합니다.

대림 제2주일, 주님 오실 날이 한 주 가까이 다가 왔습니다.

그러니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주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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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겸손히 주님의 길을 마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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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회개에 합당한 첫 열매가 겸손입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세례자 요한이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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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가 상징하는바 우리 인생입니다.

광야인생입니다.

바로 이 광야인생에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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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지 말고 겸손히 하루하루 회개를 통해 새롭게 길을 내는 것입니다.

절대로 한 번에 내는 광야인생길이 아니라 하루하루 길을 내어가는 우리의 삶입니다.

바로 이 회개의 길을 통해 우리는 주님께 나아가며 마침내 주님과 상봉의 기쁨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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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의 풍모가 이채롭습니다.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바로 단순 소박한 삶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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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한 회개를 통한 단순 소박한 삶으로 주님의 길을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말씀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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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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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자각이 진정한 겸손이요 바로 회개의 열매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일체의 기득권도, 그 무슨 특권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자각에 이르렀던 세례자 요한, 겸손한 사람입니다.

다음 말씀이 이를 확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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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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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주님을 통해 자신을 잘 안 겸손한 사람, 세례자 요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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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회개에 합당한 둘째 열매가 사랑입니다.

서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랑입니다.

함께 하느님을 찬양할 때 이런 사랑의 열매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 역시 대림시기 우리 모두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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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어,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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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랑이요, 한마음 한목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 역시 인간적 사랑을 초월하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것도

하느님 찬양에서 오는 사랑의 선물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바오로 말씀도 참 심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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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나는 단언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진실하심을 드러내려고 할례 받은 이들의 종이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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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례 받은 이들뿐 세례 받은 이들의 종이 되신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우리 사랑의 근거는 그리스도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회개의 열매인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서로 사랑의 종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어느 사막교부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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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진정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면,

모든 인간관계에서 죽어지내라(Be dead in relations to every man).

그러면 너는 평화를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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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죽어 지내는 것을 뜻합니다.

어느 형제의 고백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평생 화목하게 산 부부생활의 비결이 무엇인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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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평생 나에게 죽어 살았습니다.

지금에서야 그걸 깨닫고 저는 아내에게 극진히 정성을 다해 잘 해 줍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아내의 죽어 산 사랑을 알기에 아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 지금은 싸우면 제가 늘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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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평생 사랑의 종이 되어 산 자매입니다.

참 아름다운 부부사랑입니다.

바로 이런 회개의 열매인 사랑을 주님은 미사 중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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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서로 평화롭게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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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가 평화입니다.

우리는 방금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힘차게 화답송을 노래했습니다.

정의와 평화는 한 실재의 양면이자 한 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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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없는 평화는 공허하고 평화 없는 정의는 맹목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함께 할 때 온전한 정의요 온전한 평화입니다.

하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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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 이사야를 통해 펼쳐지는 평화의 비전이 참 경이롭습니다.

소주제는 ‘메시아와 평화의 왕국’입니다.

바로 이게 메시아인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이 꿈꾸시는 세상입니다.

사람은 물론 모든 피조물과의 평화가 실현된 낙원입니다.

바로 정의와 평화가 완전히 실현 된 유토피아 이게 하느님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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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평화의 꿈, 평화의 시라 그대로 인용합니다.

평화 운동가들에 샘솟는 영감의 원천이 됐던 이사야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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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늑대가 새끼 양과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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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사람과 온갖 피조물이 완전 평화 상태를 이룬 유토피아의 꿈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답게 평화에 대해 묘사한 글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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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투구했던 위인을 소개합니다.

지난 12.5일 95세로 타계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입니다.

12.7일자 모든 일간 신문 1면에 사진과 더불어 톱기사는 만델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만델라, 간디와 킹 목사에 비견될 위대한 지도자”라는 평입니다.

그에 대한 어록 중 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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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고통을 겪은 뒤에도 어떻게 증오심을 통제할 수 있느냐?-

“증오는 마음을 짓누른다. 생각을 방해한다. 지도자는 증오를 담아둘 여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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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63년 중범죄로 기소된 ‘리보니아 재판’에서 만델라가 피고인석에서의 진술입니다.

“나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꿈꿔왔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동등한 기회를 누리며 사는 사회를 소망해 왔다.

이것이 내 삶의 목적이며, 필생의 목표로 삼은 이상이다.

필요하다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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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예언자들에 버금가는, 예수님의 제자 되기에 손색이 없는

진정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꿈꾸며 살았던 만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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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대림 제2주일, 주님은 세례자 요한을 통해 광야여정 중인 우리 모두에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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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겸손히 주님의 길을 마련하십시오.

2.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3. 서로 평화롭게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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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겸손의 열매, 사랑의 열매, 평화의 열매를 선사하시어

남은 대림기간 주님의 길을 잘 닦도록 도와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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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하느님에게서 너에게 오는 기쁨을 바라보아라.”

(바룩5,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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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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