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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3. 12. 12.대림 제2주간 목요일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2 조회수531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대림 제2주간 목요일>(2013. 12. 12. 목)(마태 11,11-15)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은 사실은 당신 자신에 관한 말씀입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ㄴ)." 라는 말씀은

"세례자 요한은 예언자들 가운데에서 가장 위대한 예언자이다."

라는 뜻입니다.

요한이 그렇게 위대한 것은

신약시대를(메시아를) 준비한 예언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 11,11ㄷ)."

라는 말씀은 세례자 요한을 깎아내리는 말씀이 아니라,

신약시대의 은혜가 구약시대의 은혜보다 더 크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구약시대는 율법의 시대였고,

율법을 지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신약시대는(메시아 시대는) 복음의 시대이고,

복음의 은총을 받아서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구약시대 사람들보다 신약시대 사람들이 더 큰 은혜를 받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을 구약시대의 마지막 예언자로 생각한다면

그는 신약시대 사람들보다 작은(위대하지 않은) 사람이 되지만,

반대로 신약시대의 첫 번째 예언자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위대한 시대를 준비한 예언자였기 때문에

요한도 역시 위대한 예언자가 됩니다.

어떻든 이 말씀은 메시아 시대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하였다.

너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마태 11,13-14)."

이 말씀은,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를 준비하기 위해 미리 올 것이라고

구약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엘리야다. 요한이 엘리야라는 것을 받아들여라."

라는 뜻이고, 이 말씀에는 "세례자 요한이 엘리야라는 것을 믿어야 하고,

그래서 내가 메시아라는 것을 믿어라." 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요한의 활동과 예수님의 활동은 분리되어 있는 두 가지 활동이 아니라

사실은 하나의 활동이고,

요한이 엘리야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됩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1,15)." 라는 말씀은

바로 앞의 14절에도 연결되고, 그 앞의 12절에도 연결됩니다.

14절에 연결해서 읽으면

"요한이 엘리야라는 것을 믿고, 동시에 내가 메시아라는 것을 믿어라."가 되고,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라는 12절에 연결해서 읽으면, "엘리야인 요한이 겪는 고난은

메시아가 겪게 될 고난을 예시한 것이다."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아는

당시의 유대인들이 기다리던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임금이 아니라

당신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서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어린 양'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말을 다시 정리하면,

예수님께서 요한이 엘리야라는 것을 강조하신 것은

사실상 당신이 메시아라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고,

요한의 고난을 언급하신 것은 당신의 고난을 암시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암시는,

메시아 시대의 은총은 그저 율법이나 잘 지킨다고 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겪으시는 예수님을 뒤따름으로써(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함으로써)

얻게 된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 점에서 지금 성탄절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탄절은 인류를 구원하는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거룩하고 경건한 날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세속화되어 있고, 상업화되어 있습니다.

(발렌타인 성인의 축일인 2월 14일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성인의 성덕과 사랑 실천의 모범은 잊어버리고,

그저 초콜릿이나 주고받는 세속적이고 상업적인 날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성탄절은 메시아의 탄생이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기쁜 날'입니다.

그러나 메시아의 고난이 시작된 날이라는 점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는 날입니다.

더욱이 그 고난이 바로 우리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사실 성탄절은 다른 날보다 더 경건하게 회개해야 하는 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성탄절을 기뻐하고 경축하는 일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도 너무 세속적인 모습으로 놀 생각만 하는 모습과,

실제로 그렇게 세속적으로 노는 모습을 볼 때가 많다는 점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성탄절을 서로 축하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마태 5,47)"

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잊으면 안 됩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신 분이기 때문에

성탄절은 모든 사람의 잔칫날이 되어야 합니다.

성탄절 때문에 더 서러워지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회개하지 않고,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지 않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성탄절 잔치를 할 자격이 없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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