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소후원회 지구장님들과 강화도로 야유회를 갑니다. 저는 단합대회를 가면 함께 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바로 ‘윷놀이’입니다. 윷놀이는 건전하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본인은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하는 겸손함의 놀이입니다. 기본의 윷놀이에서 몇 가지 신앙인의 삶을 윷판에 적용합니다. ‘잉태, 천당, 지옥, 연옥’과 같은 장치를 마련합니다. 잉태로 말이 가면 다른 말 하나를 덤으로 올려놓습니다. 그것은 자녀의 출산이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천당으로 말이 가면 더 이상 윷을 던지지 않고 바로 그 말은 윷판에서 나오게 됩니다. 천당은 이 세상의 삶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먹고 마시는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천당에서는 시집가는 일도, 장가가는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지옥에 말이 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아무리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해도, 잘못을 했으면 회개하고 뉘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옥으로 말이 가면 한판은 상대방이 더 던질 수 있도록 합니다. 정화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윷놀이는 재미도 있으면서 우리의 삶이 신앙의 여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윷놀이는 말 그대로 놀이입니다. 그러기에 게임의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함께 어울려 친교와 단합을 도모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영성생활도 윷놀이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영성이란 무엇일까요?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으로 친밀한 관계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들 또한 성부, 성자, 성령의 친밀한 모습을 배우고, 우리들의 가정과 이웃에서 그 친밀함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성생활입니다.

영성생활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닮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들의 사랑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죄인까지도, 원수까지도 품어주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없는 희생과 헌신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수난과 고통까지도 감수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의심이 없는 끝가지 믿어주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모든 것을 태우는 열정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배우고 따라가야 합니다. 이것이 영성의 목표입니다.

영성생활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입니다. 성부께서는 당신의 모상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양심이 있고, 부끄러움을 알고, 측은한 마음을 품으며,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이것은 다른 생명체와는 다른 삶입니다. 성부께서는 그 자비하심으로 우리를 받아주시고, 사랑하십니다.

영성생활의 힘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교회와 함께 하시는 성령입니다. 성령은 성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줍니다. 굳셈, 슬기, 지혜, 경륜, 용맹, 믿음의 영을 주십니다. 성령은 은사로서 우리에게 드러나고, 성령의 은사를 받은 우리들은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친절, 온유, 인내, 절제, 감사, 행복은 성령이 주는 열매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영성생활의 시작입니다. 이제 우리들 또한 영성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성찰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의식성찰을 통해서 교만함, 열등감을 버릴 수 있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식별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족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영성생활을 잘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교만함과 열등감 때문에 하느님과 멀어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통해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 주셨습니다. 이것이 구원의 역사이고, 신앙의 신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