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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어져야 산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대한 묵상-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7 조회수796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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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대림 제3주간 화요일, 창세49,1-2.8-10 마태1,1-17

이어져야 산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대한 묵상-

이어져야, 연결이 되어야 삽니다. 끊어지면 죽습니다.

그 존재이유도 실종입니다.

끊어야할 것은 죄이지 하느님 안에서의 좋은 관계는 아닙니다.

이어짐의 관계를 떠나서는 나의 정체성을 도무지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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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가 주는 상징적 가르침이 매우 깊습니다.

흡사 예수님을 목표로 흘러 온 장강(長江) 같은 느낌입니다.

하느님의 무궁한 인내와 기다림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구원역사에서 제외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예수님의 족보 안에서 그 존재이유를 지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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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기서 하느님 안에서 두 차원을 지닌 공동체에 대해 묵상합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마리아로부터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기까지의 족보를 통한

보이지 않는 횡적 시간상의 공동체와, 지금 여기 종적 공간상에 이루는 보이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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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두 차원의 공동체로 이루어진 교회공동체요,

그리스도 예수님은 이 교회공동체의 중심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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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차원의 교회공동체 안에서 또렷이 밝혀지는 우리의 신원입니다.

그러니 공동체 의식의 상실보다 더 큰 재앙은 없고 바로 이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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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져야, 연결이 되어야 삽니다.

매일의 성전에서의 미사공동전례를 통해

주님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있음을, 또 제자리를 확인함으로 내적평화와 안정을 누리는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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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족보는 완결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아니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세례를 통해 예수님의 족보에 편입되어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의 형제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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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창세기의 야곱의 축복도 의미심장합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들을 불러 모아 축복을 줍니다.

자신은 세상을 떠나도 내적으로는 주님 안에서 후손들과 이어져있는 하느님 구원 역사를 깨달은

야곱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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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유다에 대한 축복이 특이합니다.

“너 유다야, 네 형제들이 너를 찬양하리라.

…유다에게 조공을 바치고 민족들이 그에게 순종할 때까지,

왕홀이 유다에게서, 지휘봉이 그의 다리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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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에 대한 축복은 그대로 먼 훗날 유다의 후손인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실현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 삶의 의미이자 방향이요 중심입니다.

오늘 아브라함에서 시작된 기나 긴 족보는 예수님에서 끝납니다.

바로 예수님은 아브라함을 비롯한 족보상의 모든 이들의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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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절대로 혼자 구원 역사를 펼치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사람 모두를 당신 구원역사의 연결고리로 삼으십니다.

하느님께는 쓸모 없다고 버릴 사람은, 잉여의 사람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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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하느님의 예수님 족보 안에서 내 제자리를 찾아내는 것이 구원입니다.

살아있는 교회사를 통해 예수님의 족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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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중 주목해야 할 네 여인들입니다.

다말과 라합은 가나안 원주민이요 룻은 모압 출신으로 모두가 이방인들입니다.

바쎄바는 다윗의 아내가 되기 이전에 본디 이방인 히티트 출신 군인 우리야의 아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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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인들 의 공통점은 정상적 부부관계가 아닌 매우 기이한 인연으로 아들들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런저런 모두의 사람들을 당신 구원역사의 도구로 삼으셨으며

마침내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한 마리아를 통해 불가사의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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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눈으로 볼 때 예수님의 족보는 결코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펼쳐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구원섭리의 역사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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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예수님의 족보가 예수님을 향해 흐르는 긴 강 같습니다.

족보에 나오는 모든 이들이 예수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향해 흐르는 강 같습니다.

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시의 한 연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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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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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끊임없이 계속되는 미사가 흡사 ‘하느님의 강’ 같습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예수님의 살아있는 족보인 교회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제자리의 신원을 새롭게 각인시켜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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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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