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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3년12월19일 대림 제 3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9 조회수637 추천수1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12월19일 대림 제 3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루카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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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카르야와 엘리사벳,
두 사람은 자식이 생길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자식을 갖겠다는 꿈은 지운 지 오래다.
그런데 천사가 나타나 아이가 생긴다고 한다.
즈카르야는 믿을 수 없었기에 믿을 수 없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믿지 않은 대가로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천사의 말대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의 이름을 천사의 말대로 지을 것을 알린 후에야 굳었던 혀가 풀린다.

그렇게 어렵게 얻은 아들이 세례자 요한이다.
말 그대로 금지옥엽,
애지중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을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아들이었을까?
하지만 그 아들은 성장하자마자 광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낙타 털옷을 걸친 행색에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지내며, 세상의 회개를 외친다.
(요한이 집을 나와 광야로 들어갔을 때, 나이든 부모가 살아있었는지, 아니면 이미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성서가 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살아있었다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꾸려나가고자 한다.)
부모들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천사의 말만 믿으면서 자식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았을 터이다.
하지만, 아들이 보여주고 있는 삶에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근심과 두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부모가 세례자 요한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자식을 보고 기뻐하겠는가?

부모에게 있어 자식들은 평생 십자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십자가는 분명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십자가를 잘 지어야 한다.
아니 잘 껴안아야 한다.
모든 기쁨과 슬픔을 품고 있는 자식이라는 십자가.
잘 껴안으라는 말은 자식을 바보에 엉터리로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잘 껴안으라는 말은 자식이 세상이 말하는 출세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도와주라는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이며,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도록 사랑을 가르치라는 말이다.
그렇다.
자식이라는 십자가를 제대로 껴안는 방법은 참된 사랑과 참된 기도 외에는 없음이다.

서글픈 일이지만, 나는 대한민국이 총체적으로 건강을 잃은 시간을 살고 있다고 본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문화 등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이리도 병든 사회가 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이유들 한가운데에는 욕망과 이기심 덩어리로 만들어진 못된 인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참된 교육의 부재로 본다.
일그러지고 이기적인 사랑을 보이는 부모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옳은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비겁한 모습을 보이는 선생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자식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정신을 차려야만 한다.
자식이라는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식이 옳은 길을 걷도록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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