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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0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0 조회수693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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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R) - 루카 1장 26-38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겸손의 모델, 성모님>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보십시오. 우리의 어머니 성모님은 아기 예수의 잉태부터 시작해서 아들 예수님의 십자가 밑, 그리고 영광스런 성모 승천까지 한결같이 겸손의 덕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분이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성모님께서는 주님께서 자신 안에 성장하시고 활동하시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고 낮추었습니다. 부단히 자기중심적인 삶을 버리고 하느님 중심적인 삶을 선택하였습니다.

 

사실 성모님 역시 우리와 똑같은 인간, 지극히 나약한 한 인간이었지요. 장차 구세주의 어머니로 살아가며 누리게 될 세속적 영예나 특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구세주의 어머니란 타이틀이 성모님의 신앙 여정에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언제나 가난하고 작은 사람으로 남기를 원하셨기에 그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단 한 번도 자아도취에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겸손하게도 성모님은 이런 기도 속에 한 평생을 살아가셨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말은 바꿔 이야기하면 이렇습니다. “주님! 저는 비천한 존재입니다. 저는 오직 당신이 빚어 만드신 작은 질그릇일 따름입니다. 저는 주님을 제 안에 담고 주님께서 제 안에 성장하시도록 매일 저를 비웁니다.”

 

 자신의 인생은 오직 메시아를 담아내기 위한 질그릇 같은 인생에 불과하다는 것을 평생 잊지 않았던 성모님의 겸손, 여기에 그분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작고 가난한 자로 남기를 원하셨던 성모님, 그러나 그런 성모님을 가장 높이 들어 올리신 하느님!’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역설적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비우는 삶, 자신을 낮추는 삶, 그래서 사람들 눈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삶'이 주님 앞에는 '볼일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이란 것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들, 자신을 비워내는 사람들, 끊임없이 작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삶이야말로 하느님께서 보시고 기뻐하실 삶이란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가장 적극적으로 기여하신 분은 누가 뭐래도 성모님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한 번도 전면에 나서지 않습니다. 늘 한발자국 뒤로 물러납니다. 메시아 잉태와 관련한 그 모든 일들을 조용히 마음에 새겨 간직합니다. 침묵 가운데 기도합니다. 진지하게 묵상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으로 인해 겪게 될 모든 고통과 십자가,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 앞에서 투덜대거나 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성모님처럼 침묵하면 좋겠습니다. 성모님처럼 '그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면'좋겠습니다.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한다.’는 말은 ‘침묵한다.’는 말입니다. 침묵한다는 말은 만사를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말입니다. 육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영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는 말입니다.

 

 ‘영적인 눈으로 만사를 바라본다.’는 말은 당장 무엇인가 결과를 거두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당장 결판을 내려는 마음을 거두는 일입니다. 그보다는 침묵 중에 주님의 때, 주님께서 활동하실 순간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아들 예수님 일생에 여백 같으셨던 분 성모님, 예수님 탄생 순간부터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예수님 뒤에서 조용히 서 계시던 성모님, 아들 예수님이 커지시도록 한없이 작아지셨던 성모님, 늘 예수님 그늘에 서계셨던 성모님이셨습니다. 이토록 겸손하셨던 성모님이었기에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그분을 인류의 어머니로 끌어올리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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