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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적 깊이의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0 조회수882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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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0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이사7,10-14 루카1,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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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깊이의 삶

-주님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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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의 만남이 내적 깊이의 삶으로 인도합니다.

깊이의 관상은 없고 넓이의 활동만을 추구하는 삶이 삶을 천박하게 만듭니다.

부박(浮薄), 경박(輕薄), 천박(淺薄), 각박(刻薄)

모두가 오늘날 소비주의, 활동주의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내면을 상징하는 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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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우리 삶도 깊어집니다.

밖으로의 모습과 내면 삶의 깊이는 얼마나 차이가 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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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파란만장한 깊은 삶에 놀라게 됩니다.

결코 외관상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 나름대로 고유의 깊은 삶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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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넓이에서가 아닌 깊이에서 만나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깊이의 삶에서 주님을 체험할 때 내 삶의 깊이를 깨닫습니다.

하느님 탐구와 나의 탐구가 함께 하는 중 깊어져가는 우리의 삶입니다.

나보다 더 나에 가까이 계신 하느님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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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통해 깨닫는 것 역시 마리아의 하느님 체험이요 삶의 깊이입니다.

주님의 천사를 통해 확연히 들어나는 하느님의 정체요 하느님을 깊이 체험한 마리아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사랑과 겸손, 진실과 근면입니다.

인류 구원의 간절한 사랑 때문에 마리아를 방문하신 하느님의 겸손이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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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찾는 사람이전에 사람을 찾는 하느님의 겸손한 사랑입니다.

바로 복음 서두의 묘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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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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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는 거리가 없습니다.

마리아를 만나러 그 궁벽한 나자렛 고을까지 찾아 가신 참으로 눈 밝고 겸손하신 주님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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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즈카리야를 만난 주님께서 오늘은 마리아를 만나십니다.

언제나 침묵 중에 부지런히 일하시는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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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과 마리아의 만남을 통해 절절히 깨닫는 것은 주님의 진실과 사랑입니다.

주님을 만나야 참 나의 발견이요 깊어지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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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에게 공개되는 복음에서 주님과 마리아의 만남은 얼마나 깊은지요.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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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마리아의 진면목이자 우리의 진면목입니다.

고해성사 중 제가 가장 많이 써드리는 보속 처방전 말씀 중 하나입니다.

아마 이 복음 말씀이 평생 마리아를 지켜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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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만날 때 이처럼 참 나의 발견입니다.

신선한 충격의 놀라움에 마리아는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관상가로서 마리아의 진면목이 잘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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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삶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할 때 깊이 있는 삶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생각 없이 막 살 때 삶은 절대로 깊어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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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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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신뢰가 얼마나 큰지 요셉을 방문했을 때 분위기와 흡사합니다.

마리아를 절대적으로 신뢰했기에 진실을 다 털어놓고 마리아의 처분을 기다리는

진실하고 겸손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결코 일방적으로 명령하시는 게 아니라 마리아의 동의를 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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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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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의 깊은 만남에서 저절로 터져 나온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이요

하느님의 구원역사는 차질 없이 전개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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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물론 세상 온 피조물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침묵 중에

마리아의 응답에 귀를 기울였다는 성 아오스팅의 성경 주석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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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순종에 이은 마리아의 순종입니다.

순종을 통해 주님을 만나고 또 삶도 깊어집니다.

순종 없이는 주님을 만나지도 못하고 삶도 결코 깊어질 수 없습니다.

비상한 순종이 아니라 삶 자체가 하느님께 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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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순종을 통해 이사야를 통한 하느님의 꿈도 실현됩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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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꿈이 실현되기까지 하느님은 얼마나 인내하며 기다렸는 지요.

하느님은 마리아의 순종이 너무나 고마웠을 것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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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만나주시고 더불어 우리의 삶을 깊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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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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