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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1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1 조회수55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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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R) - 루카1,39-45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가슴 설레는 여행길>

 

 

    반가운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이 저녁에 잡혀있다면 오후부터 마음이 설렐 것입니다. 혹시나 늦지나 않을까 서둘러 길을 나설 것입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러 갈 때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왜 이리 길이 막히나, 왜 이리 시간이 더디 가는가, 하는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아기 예수님을 잉태한 마리아의 발걸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리아 입장에서 이 위대한 사건을 조금이라도 빨리 지혜롭고 경륜이 풍부한 사촌 엘리사벳에게 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주신 징표를 엘리사벳을 통해 확인하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분의 진의를 파악하고, 그분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에 있어 게을러도 미적미적 마지못해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자렛에서 아인카림까지의 여행은 아직 앳된 청소년이었던 마리아에게 보통 어려운 여행길이 아니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상황이었기에 사흘이나 되는 여행길을 홀로 걸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하느님의 영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따르려는 열망으로 가득했던 마리아였기에 용감히 그 길을 걸어갔습니다. 조금은 두렵기도 했을 것입니다. 때로 막막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받들고 조금이라도 빨리 그분의 뜻을 확인하고 싶었던 마리아였기에 기쁘고 관대한 마음으로 그 길을 걸어갔습니다.

 

    이윽고 엘리사벳의 집에 도착한 마리아가 인사를 하니 그 인사말을 들은 엘리사벳 태중의 아기가 뛰놀았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이 외침은 오늘날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수백 차례씩 암송하고 있는 성모송의 둘째 부분입니다.

 

    성모송의 첫째 부분,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는 하느님의 천사가 마리아를 향해 외친 말입니다.

 

    그리고 성모송의 둘째 부분은 이스라엘, 더 나아가 인류 전체를 대신한 엘리사벳이 놀라 경탄한 말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그리고 성모송의 마지막 부분은 죄인인 인간들의 필요에 따라 교회가 첨가하였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렇게 성모송은 아주 짧고 간단한 기도문이지만 구약을 상징하는 엘리사벳이 신약을 상징하는 마리아와 연결되는 매우 아름답고 심오한 기도입니다. 신약과 구약은 이 성모송 안에서 수렴되고 조화를 이룹니다.

 

    마침내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확신에 찬 믿음을 칭송하는 말로 환영의 인사를 마무리 짓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놀라운 하느님의 업적, 세상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크신 사랑 앞에 우리 인간들의 의혹과 불신은 컸지만 마리아의 믿음은 찬란히 빛을 발했습니다.

 

    구원은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주도권을 쥐고 계시는 하느님의 행위입니다. 그러나 구원이 성취되기 위해서는 인간 측의 진심어린 동의와 기여가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은 인간 측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인간 측의 협력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번 해보지요.’ 라며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행위가 뒤따라야 합니다. 하느님의 초대에 전인적(全人的)인 동의와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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