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1 조회수358 추천수7 반대(0)

교구청 숙소에서 사무실로 가려면 명동 성당 앞을 지나야 합니다. 어제도 명동 성당 앞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옷을 꼭 껴입고 모자를 썼습니다. 한 자매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본인은 평화신문 리포터라고 하면서 제게 가톨릭 신자인지 물었습니다. 저는 제가 사제라고는 말씀드리지 않고, 가톨릭 신자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성탄을 맞이해서 한 말씀 부탁한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그런 질문을 받은 적도 없었고, 저 자신 성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이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대답이 너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자매님은 또 다른 질문을 하였습니다. ‘지금 예수님을 만나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으니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평화방송 리포터께서 제가 사제인줄 알았다면 그렇게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질문을 하지 않고, 제가 사제인줄 몰랐다고 말씀하셨을 것 같습니다. 문뜩 넷째 왕의 전설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기 예수님께 선물을 드리려고 했던 동방박사들은 4명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 왕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에 아픈 이, 가난한 이, 굶주린 이, 헐벗은 이, 강도를 만난 이, 외로운 이들을 만났습니다. 넷째 왕은 준비한 선물들을 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베들레헴 근처에 왔을 때는 준비한 선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넷째 왕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지 못하고 되 돌아와야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넷째 왕은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해 준 사랑과 정성, 나눔과 희생은 곧 나에게 해 준 것입니다. 넷째 왕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지는 못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거리로 나가야 합니다. 비록 흙이 묻어도, 세상의 것들 때문에 더러워 져도 거리로 나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의 모습으로, 아픈 사람들의 모습으로, 억울한 이들의 모습으로, 굶주린 이들의 모습으로 오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가 화려한 건물 안에 머물기를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교회가 깨끗한 모습으로 남기를 바라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의 이러한 모습은 엘리사벳을 찾아간 성모님의 노래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이제 곧 대림이라는 터널을 빠져 나갈 것입니다. 저 멀리 환한 성탄의 빛이 보일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