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도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2 조회수426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도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대림 제4주일 (2013. 12. 22 이사 7,10-14; 로마 1,1-7; 마태 1,18-24)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얼어붙은 경기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버리게 할 기세입니다.

    이 뒤숭숭한 세상에 우리 예수님이 오십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주님께서는 맨몸으로 오실 터이니, 걱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마음이 당신을 반기고 사랑하고 있다면

    솜 누빈 도탐한 저고리처럼

    아기 예수님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은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단지 내어주고 비워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임마누엘 하느님께서는

    아무것도 지닌 것 없이 사랑만 갖고 오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실 것입니다.

    그 약속을 믿고 우리는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을 뵈올 생각에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분을 만나는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살피고 싶습니다.

    만왕에 왕이신 그분,

    세상의 어느 권세가와도 비교되지 않는 하느님의 아들과 만날 것인데

    그 시간을 준비하고 점검해야 하는 것은 매우 마땅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매무새를 가꾸는 것은

    그분께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독서와 복음을 통해서 주님의 뜻을 알았던 세 인물을 만납니다.

    바로 아하즈 왕과 바오로 사도와 예수님의 양아버지 요셉입니다.

    그들은 똑 같이 하느님의 명령을 들었는데 그 반응이 전혀 다릅니다.

    짐짓 겸손한 척 말은 하지만

    결국은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했던 아하즈 왕의 꼼수에 마음이 언짢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하느님을 믿다가

    오직 사랑이신 그분을 만난 이후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오직 사랑이신 주님을 전하기 위해서 온 생애를 바쳤던

    바오로 사도의 삶을 생각하며 마음이 고무됩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예수님 때문에 속을 썩었고 예수님 때문에 힘들었으며

    한마디로 예수님 때문에 생고생을 해야 했던 요셉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중에서 누구의 모습일지를 따져보게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을 만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당신의 은혜에 의해서 당신의 약속대로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오늘 사제로써

    임마누엘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우리도 그분과 똑같이 사랑이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사랑 아닌 것들로 막혀있는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신 그분은

    사랑 아닌 것으로 가득 찬 마음에 들어올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아는 얘기입니다.

    맨날 듣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이 좋은 것 누가 모르나”고 푸념을 하기도 합니다.

    저도 매일반입니다.

    사랑만 하고 지내려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절실합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하는 것처럼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림시기 동안에

    아주 못되고 음험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빌려달라고 청했습니다.

    아니, 사랑이 되기 위해서

    너무너무 간절하게

    당신처럼 사랑만 하면서 살고 싶어서

    당신 마음을 몽땅 훔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이번 대림의 제 기도는

    주님의 마음을 도둑질하고 싶다는 망칙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기도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제 눈이 밉고 보기 싫은 일들에 가로막혀 있으며

    아직도 제 마음이 사랑으로 변화되지 못한 증거일 것입니다.

    저는 이 부끄러운 고백을 공개하면서

    부디 여러분 모두의 마음과 생각과 행위들이

    그분을 뵙기에 떳떳한 모습으로 단장하게 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눈앞이 캄캄했을 요셉처럼

    상상조차 하지도 못했던 청천벽력 같은 일들이 우리에게 다가올지라도

    그렇게 사탄에게 믿음을 훼방 당할지라도

    요셉처럼 굳건하여

    주님과 함께하는 축복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제 기도가 달라졌습니다.

    요셉처럼 무지막지한 고뇌로 짓눌릴지라도

    요셉처럼 머리가 터질 것같이 복잡하고 몸이 천근만근 무거울지라도

    마음을 돌려

    하느님의 뜻을 수용하는 요셉이 되고 싶다고 청했습니다.

    요셉처럼 그렇게

    모조리 자신의 뜻을 비워내고 하느님의 뜻으로 사랑이 되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을 살리는 귀한 삶을 살게 해 주시기를 청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뵙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임마누엘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도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 오신 그분을 모시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 사랑만 있어야 합니다.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당신 닮은 사랑이 되는 것외에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아멘

     

     

     

    사랑이 되고 싶습니다

     

     

    혼탁한 땅

    말씀으로 오신 주님,

    세상 언어에 세례를 주십시오.

    참되고 새로운 당신의 언어로 세상이 물들게 하여주십시오.

    가파른 세상,

    평화로 오신 주님

    거친 숨 뿜으며 허덕이는 세상에 안식의 세례를 주십시오.

    빗나간 걸음마다 당신을 따르도록 세례를 주십시오.

    유혹의 현란함에 물들어 침침해진 눈에 세례를 주십시오.

     

    진리 아닌 것에 쏠려

    사랑 아닌 것에 사로잡혀 질주하는 마음에

    진리의 신호등을 밝혀주십시오.

     

    당신 사랑을 듬뿍 빌려주십시오.

    당신 사랑을 흠뻑 꾸어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름다운 당신의 신부(新婦)로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날, 순백의 면사포를 쓴 당신의 각시가

    되게 해 주십시오.

     

     2013년 성탄절에

    장재봉(스테파노) 신부

    - 장재봉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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