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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2 조회수594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Behold, the virgin shall conceive and bear a son,
and they shall name him Emmanuel,

(Mt.1,23)

 

 

제1독서 이사 7,10-14
제2독서 로마 1,1-7
복음 마태 1,18-24

 

이제 대림초의 모든 불이 켜졌습니다. 4개의 켜진 대림초를 보면서 오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나의 준비는 어떠했는가를 다시금 반성했으면 합니다.

성탄을 위한 준비로 많은 이들이 꼽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첫째는 판공성사이지요. 또 이웃을 위한 나눔의 실천도 있겠습니다.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것 역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는 준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을 잘 생각해보세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사실은 결국 내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운동을 해서 온 몸이 땀범벅입니다. 찝찝하고 약간의 냄새도 납니다. 그때 “내가 너를 위해서 목욕할게.”라고 말씀하시나요? 물론 목욕함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목욕을 하면 일차적으로 내 자신이 개운하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이웃을 향한 나눔의 실천과 용서와 화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으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큰 기쁨을 간직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결코 주님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지요. 이렇게 주님께는 돌아가는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것이 바로 우리가 기쁘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랍니다. 결국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인데도, 주님께서는 ‘너만 좋으면 나는 너무나 기쁘다.’라면서 내 자신을 위한 행동들을 끊임없이 실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이 이 대림의 시기, 우리가 성탄을 준비하면서 행하는 모든 것(판공, 나눔, 용서, 화해, 사랑의 실천 등) 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한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지기에, 전혀 행동하지 않기도 하고 또 하더라도 억지로 행하고 마지못해서 실천합니다. 또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을 세상에 드러내려고 애를 쓰기도 하지요. 주님이 아닌 나를 드러내려고 하고, 주님의 뜻보다는 내 뜻을 알리려는 것입니다. 그때에는 결코 주님과 함께 할 수 없으며, 진정한 행복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부모님을 보십시오. 성모님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졌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함이 없음을 기억하면서 모든 것을 주님의 뜻에 맡깁니다. 요셉 성인은 예수님의 양부가 되어야 한다는 커다란 짐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기쁘게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십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느님께서 이 가정 안에 오실 수 있었습니다. 즉,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말씀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어쩌면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한 주님의 사랑입니다. 이 사랑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나를 드러내려는 세상의 법칙보다는 주님을 드러내려는 사랑의 법칙을 따를 수 있는 넓은 마음도 필요합니다. 바로 그때 우리 안에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말씀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다른 이에게 상처 주지만 그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도 역시 사람밖에 없습니다(가모시타 이치로).

 
대림초의 모든 불이 켜졌습니다. 그만큼 예수님 오실 날이 가까웠다는 증거지요.

 
성소국에 계속 남아 있으면서....

그저께 인사이동 발표를 보면서, 성소국에 있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2010년 6월에 왔으니, 벌써 만 3년을 넘어서 4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시간들을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 주변에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이 가득했거든요.

우선 주교님 두 분과 많은 신부님들이 성소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교구의 어떤 단체도 성소국처럼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또한 사무실에는 수녀님과 여직원이 성심을 다해 열심히 일합니다(수녀님께서는 너무 열심히 일하셔서 병도 얻으셨어요. 산재인가?). 그리고 교구와 본당 성소후원회 임원들이 싫은 소리 하나 하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고 계시지요. 신학생들과 예비신학생들도 자신의 소중한 성소를 잘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천교구의 역대 성소국장 신부님들의 평균 임기는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일 오랫동안 성소국장으로 계셨던 분이 만 3년이었지요. 아마도 너무나도 행복하고 좋은 자리이기에, 다른 신부도 이 혜택을 누리라고 임기가 짧았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임기를 훨씬 뛰어넘었지요. 이렇게 너무 오랫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이 자리에 계속 있게 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받은 것이 많았는데, 왜 받지 않은 것만을 생각했을까요? 이제는 받은 만큼 더 나누고 베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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