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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곰곰이 생각해야 할 소재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3 조회수789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3년 가해 12월 24일 대림 제4주간 화요일


<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셨다. >


복음: 루카 1,67-79





세례자 요한


엘 그레코(Greco, El) 작, (1600), 샌프란치스코 파인아트 미술관


     < 곰곰이 생각해야 할 소재 >

                 

 

감사에 관한 시 한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생에 감사해.

내게 매우 많은 것을 주었어.

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 흑백을 구분하고

하늘을 수놓은 별을 보고 수많은 사람 중에 내 님을 찾을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매우 많은 것을 주었어.

내 지친 발을 이끌어

도시와 시골길, 해변과 사막, 산맥과 평원,

그대 집과 거리와 정원을 거닐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매우 많은 것을 주었어.

 

비올레타 파라라는 시인이 나이가 쉰을 바라보며 지은 것인데, 그런데 정말 감사의 정이 느껴집니까? 비올레타는 이 시를 짓고 몇 달 후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쏘아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녀의 이 시는 살기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시에서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내 님을 찾을 수 있네라고 노래하지만 실제로는 매번 사랑 앞에서 늘 울어야 했던 여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감사는 받아들여져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즉 감사의 대상을 잘 정해야합니다. 비올레타는 생명이 없는 세상이나 있지도 않은 남자친구에게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살아보겠다고 감사할 것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감사는 오히려 절망으로 자신을 내어 몹니다.

감사’(thank)의 어원이 생각’(think)라고 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에 감사할 것을 많이 찾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각만 한다고 감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감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 감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에게 절대 유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참조: 송정림, 내 인생의 화양연화, 18-19]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 김광석씨의 서른즈음에란 노래를 들어볼까요?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세월은 가고 있는데 자신의 가슴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랑과 자꾸만 이별하며 사는 허무함을 노래하였습니다. 감사는 사랑할 때 생겨나는 감정입니다. 사랑하면 자신에게 사랑의 감정을 준 상대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그러나 김광석 씨의 가사처럼 사람에게서 사랑을 채우려다 보면 반드시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사랑하면 살고 싶어지고 사랑이 없으면 살고 싶어지지 않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서 그런 삶의 의미를 찾으려한다면 아무리 감사를 하려고 노력해도 안 됩니다. 사람은 자신 가슴도 스스로 채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은 많은 생각을 합니다. 살려고도 노력합니다. 감사할 사람을 찾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을 알아줄 사람이 결국 하나도 없음을 확신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즈카르야는 10개월 동안 벙어리로 있다가 입이 열렸을 때의 첫 번째 말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였습니다. 자신의 아내나 장차 예언자가 될 요한보다는 하느님을 먼저 찬양했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내어 조용히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즈카르야는 처음에 그렇게 나이가 많은데도 아기를 가져서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걱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집안에 그런 큰 예언자를 태어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어쩌면 이런 감사를 찾아내라고 벙어리로 만드셨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생각할 여유가 있다면 항상 하느님께감사할 수 있는 것들을 곰곰이 생각하여 감사하도록 합시다. 이런 면에서 저녁마다 쓰는 감사일기가 삶의 큰 에너지를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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