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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4 조회수468 추천수10 반대(0)

받아 놓은 날은 오기 마련입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 것만 같았던 제대 날짜도 시간이 지나면 오기 마련입니다. 강의 부탁을 받는 경우도 아직 멀게 느껴지지만 어느덧 강의를 해야 할 날은 코앞에 다가 옵니다. 출산을 기다리는 산모에게도 아이 탄생의 순간은 오기 마련입니다. 추운 겨울 맛있는 음식 점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에게도 빈자리는 나오기 마련입니다.

 

19918월에 사제서품을 받았던 제게는 본당신부가 되는 날이 기다려졌습니다. 8년이 지난 1999년 본당신부가 되었습니다. 지금 보좌 신부님들은 제가 기다리던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15년 정도는 되어야 본당 신부가 될 수 있습니다. 보좌신부로 지내는 것도 좋습니다. 책임 질 일도 적고, 주어진 일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당신부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좋습니다. 본인의 생각과 본인의 뜻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임과 의무는 더 크지만 그에 따른 성취와 보람도 크기 때문입니다. 받아 놓은 날이기에 오겠지만 교구 차원의 준비와 대책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나이를 먹은 것과 어른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나이를 먹은 것은 누구나 시간이 되면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이를 먹는 것을 굳이 축하하거나, 기뻐할 것도 아닙니다. 어른이 되는 것은 경륜을 쌓은 것입니다. 존경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어른이 되는 것은 축하할 일입니다. 하루 24시간, 한 달 30, 1365일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게 우주는 150억년이 지났고, 지구는 40억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의 척도에 따르면 인류의 등장, 짧은 한 개인의 삶은 너무나 작고 미미할 뿐입니다. 하지만 의미의 시간, 가치의 시간, 영혼의 시간은 다른 것입니다. 순간을 살면서도 영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짧은 나의 삶이 150억년 우주의 시간과 접속이 되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으로는 2000년 전에 있었던 하나의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새로운 시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바로 의미의 시간, 가치의 시간, 영원의 시간, 부활의 시간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었어도 다시 살 것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하느님의 시간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말씀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행복은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할 때 이루어집니다. 물건은 자기의 기능을 다 할 때 유용합니다. 시계는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마이크는 소리를 증폭시켜 주어야 합니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물건들은 쓸모없고, 쓸모없는 물건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사랑으로 오시니 감사합니다. 그 사랑은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었습니다. 그 사랑은 가난한 이,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절망 중에 있는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주님,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주님의 그 사랑을 저 또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하나의 시간으로서 성탄이 되기보다는 하나의 의미로서 성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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