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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대가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7 조회수794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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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금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1요한1,1-4 요한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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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대가

-성 요한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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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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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더하기 사랑이면 충만 이지만 나 빼기 사랑이면 허무입니다.

충만한 삶이냐 허무한 삶이냐의 열쇠는 사랑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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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멀리 있는 것이 사랑 같습니다.

가장 많이 아는 것 같으면서도 가장 모르는 것이 사랑 같습니다.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힘든 것이 사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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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생 사랑을 배워가야 하는 인생 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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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깊이는 그대로 하느님의 깊이입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사랑 체험이 바로 하느님 체험입니다.

진정한 대가는 사랑의 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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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예화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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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교수의 특징에 대해 수도형제와 대화를 나눈 결과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됐고,

함께 공감했습니다.

첫째, 쉽게 가르친다.

둘째, 시험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셋째, 점수가 후하다.

이처럼 학생을 충분히 배려한 사랑의 교수라면 그대로 하느님을 닮은 사랑의 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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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1:2:3의 원칙도 재미있습니다.

말하기 1에, 듣기 2에, 맞장구치기 3의 비율일 때 성공적인 소통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상대방을 배려한 사랑의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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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을 읽다가 사랑의 적은 개인주의(individualism)라는 어느 분의 통찰에 공감했습니다.

하여 개인주의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랑의 친교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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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의 침투에 대한 마지막 보루가 균형 잡힌 일과표요,

공동식사, 공동휴게, 공동기도 시간입니다.

이런 주님 안에서 의무화된 공동모임이 없으면 사람은 점차 개인주의화하여 사랑을 잃게 됩니다.

온전한 사랑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로 통합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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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들 중 유일하게 순교하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는 성 요한의 삶이

흡사 통합된 사랑의 모델 같습니다.

수제자 베드로와 애제자 요한이 함께 공존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통합된 사랑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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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적인 것이 하느님 사랑의 체험입니다.

바로 1독서는 요한 사도의 주님 사랑의 체험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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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러분,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그 생명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보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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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역시 주님의 영원한 생명을 체험합니다.

이런 주님 사랑의 체험이

이웃 사랑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자아초월의 깨끗한 사랑을 가능하게 합니다.

주님 사랑의 체험이

우리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랑을 부단히 넓히고 깊이하고 깨끗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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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도 요한의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조화가 아름답게 계시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려갔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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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무덤에 다다를 정도로 주님을 열렬히 사랑한 요한이었지만

수제자 베드로에 대한 사랑의 배려로 베드로가 먼저 무덤에 들어간 다음에야 무덤에 들어갑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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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믿었다’란 짦은 말마디에 요한의 주님 사랑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주님 향한 극진한 사랑 있어

빈 무덤을 보는 순간 눈이 열려 주님 부활을 알고 믿었던 요한 사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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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봄-앎-믿음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여정은 평생 사랑의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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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사랑의 정상에 도달한 모습을 베네딕도 성인은 규칙 머리말 끝 부분에서,

또 7장 겸손에 대한 끝 부분에서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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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니,

주의 가르침에서 떠나지 말고, 죽을 때까지 수도원에서 그분의 교훈을 항구히 지킴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 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도록 하자. ’(머리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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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겸손의 이 모든 단계들을 다 오른 다음에

수도승은 곧 하느님의 사랑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며,

이전에는 공포심 때문에 지키던 모든 것을 별로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습관적으로 지키기 시작할 것이니.

이제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과 좋은 습관과, 덕행에 대한 즐거움에서 하게 될 것이다.’(규칙7,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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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 사랑 안에서 충만한 친교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사랑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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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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