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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가정 공동체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29 조회수607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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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9 주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성화주간)

집회3,2-6.12-14 콜로3,12-21 마태2,13-15.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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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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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오늘 우리는 방금 미사 중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불렀습니다.

해마다 성가정 축일 미사 때 마다 부르는 노래, 늘 불러도 새롭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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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교회나 수도원뿐 아니라 내 몸담고 사는 집이 주님 계시는 '주님의 집'입니다.

가정(home)보다는 집(house)만이 두드러지는 현실이지만

주님의 집은 가정과 집을 동시에 포함합니다.

바로 수도공동체기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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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늘 펼치는 지론이 있습니다.

‘수도생활은 공동생활이요,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공동생활이요, 함께 사는 것이 바로 수도다.’

‘밖에서 볼 때는 평화로워 보여도 안에서 보면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 수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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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공동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을 요하는 성가정 수도공동체입니다.

늘 새로운 시작만 있는, 영원히 답이 없는 성가정 공동생활입니다.

오늘은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기본 요소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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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끊임없는 기도가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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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사랑의 샘이자 생명의 샘입니다.

함께 기도해야 하고 홀로도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도해야 비로소 하느님과 연결되고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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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음이 맞아 성향이, 취향이 같아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하느님 중심이 같아야 일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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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일’보다 힘든 것은 없습니다.

하여 ‘하느님의 일’인 기도가 절실합니다.

‘하느님의 일’인 기도가 잘되어야 ‘함께 사는 일’도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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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성가정 공동체의 우선적 요소가 기도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자발적 표현이 기도입니다.

말 그대로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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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잘하는 비결은 하느님 사랑 하나뿐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기도하고 기도하는 만큼 사랑합니다.

하여 우리 분도수도가정의 모토도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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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하여' 기도입니다.

혼자 기도에 앞서 공동기도가 우선입니다.

진정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선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함께 기도할 때 개인주의도 극복 되고 사랑도 살아납니다.

하느님과의 소통에 이어 서로간의 소통도 원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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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의 권고가 고맙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말이나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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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의 으뜸이 하느님께 함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기도는 습관입니다.

감정이나 기분이 아닙니다.

좋든 싫든 감정에 개의치 않고 항구한 주님 사랑으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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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그리스도의 말씀도 우리 가운데 풍성히 머물고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됩니다.

저절로 그리스도 중심의 한 몸 공동체가 형성되고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마음을 다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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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기도해야 합니다.

함께든 홀로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도의 샘에서 샘솟는 기쁨과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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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랑이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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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는 사랑, 겸손한 사랑 있어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은총과 더불어 노력하는 사랑입니다.

용서도 사랑도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하느님은 이런 은총과 노력의 열정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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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모두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 받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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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런 자랑스러운 품위에 걸맞게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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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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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두가 사랑 안에 포섭됩니다.

사랑뿐이 답이, 길이 없습니다.

만병의 근원은 사랑 결핍에 있고 만병통치약은 사랑뿐입니다.

의식주가 보장되어 성가정 공동체가 아니라 사랑이 있어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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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요셉 부부가 성가정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함께 예수님을, 하느님을 사랑했기에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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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추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노부모에 대한 사랑 역시 중요합니다.

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을 보고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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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서의 권고가 참 적절합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 받고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습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집니다.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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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부모 사랑이 하나도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정말 노부모 잘 돌보는 이들 치고 자녀들 탈선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노년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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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를 향한 집회서의 권고가 마음 깊이 파고듭니다.

“예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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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자세로 노부모뿐 아니라 주변의 노인들을 대해야 합니다.

참으로 이런 구체적인 사랑 실천이 절실한 오늘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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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상호 순종이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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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순종, 상호 섬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순종할 때 하느님도 우리에게 순종하십니다.

하느님을 섬길 때 하느님도 우리를 섬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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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체험이 이웃 간의 순종과 섬김의 원천이 됩니다.

진정 하느님께 잘 순종하는 이들은 형제들에게도 잘 순종하며

하느님을 잘 섬기는 이들은 형제들도 잘 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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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요셉의 순종이 놀랍습니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르실 때마다 즉각적인 순종입니다.

순종을 통한 주님과의 일치입니다.

순종을 통해 책임의 완성입니다.

'순종의 사람' 요셉의 길을 좌절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손에 맡긴 요셉의 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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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그러다가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떠나, 나자렛이라고 하는 고을에 자리를 잡았다.

이로써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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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순종 뒤에는 꼭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라는 말이 붙습니다.

그대로 요셉의 순종이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부합됨을 봅니다.

순종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요 순종을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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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순종보다 크고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순종 잘 하는 이가 겸손한 이요 지혜로운 자라 할 수 있습니다.

순종과 사랑은 성가정 공동체의 절대적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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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성가정 공동체를 위한 구체적 처방입니다.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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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은 사랑입니다.

사랑할 때 자발적 순종입니다.

순종은 영적성숙의 잣대입니다.

평생 배워야 할 사랑의 순종입니다.

비단 가정공동체뿐 아니라 모든 공동생활의 필수 요소가 사랑의 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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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입니다.

모든 공동체의 원형이 바로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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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사랑, 순종이 성가정 공동체를 이뤄줍니다.

저절로 성가정 공동체가 아니라

평생 기도와 사랑, 순종의 수행에 항구할 때 은총처럼 선사되는 주님의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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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사랑 안에서 한 몸인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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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시편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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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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