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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그리스도를 '통하여'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30 조회수906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13년 가해 성탄 8일 축제 내 제7일

<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


복음: 루카 17,20-25







그리스도(Young Jew as Christ)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2013년 가해 성탄 8일 축제 내 제7-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 2’에 나오는 엄마의 꽃밭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사연입니다.

 

아빠는 몸이 아파서 온종일 방안에만 누워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경수는 아빠 대신 엄마가 장사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경수는 김이 하얗게 피어오르는 어묵 국물 통 앞에 앉아 조그만 얼굴을 엄마 어깨에 기대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왔습니다. 할머니가 끌고 온 망가진 유모차 위에는 펼쳐진 종이상자가 가지런히 쌓여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잠시 망설이더니 어묵이 달린 꼬치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할머니 정정하시네요. 힘든 일도 하시고...”

정정하긴, . 같이 있는 할망구들 과자 값이라도 벌라고. 저 아래 덕성 사랑의 집에 있거든. 근데 할망구들이 다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다고 거동들을 못 해서 하는 일이지.”

근데, 이게 얼마라고 했지?”

오백 원이요, 할머니.”

나이 먹으니까 입에 들어가는 게 다 까마귀 고기가 되는가벼. 들어도 금방 까먹고, 다시 들어도 금방 까먹고, 이러다 나중에 내 이름도 까먹겄어."

할머니는 허탈하게 웃다 말고 다시 어묵 꼬치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이걸로 해야겄네. 저 윗동네까지 다 돌아야 허니까.”

네 시가 다 돼 가는데 점심도 못 드셨어요?”

이 일 하다 보면 때 거르는 건 예산걸, .”

...

아까, 얼마라 그랬지? 또 잊어버렸네. 또 잊어버렸어.”

헐머니, 정말로 잘 잊어버리시네요. 벌써 세 번이나 물어보셨잖아요. 그럼 아까 전에 돈 주신 것도 잊으셨어요? 아까 천 원 주셨잖아요. 오뎅 두 개째 드실 때요.”

? 내가 벌써 돈을 줬다구?”

, 주셨어요. 이거 보세요.”

경수 엄마는 앞주머니에 있는 천 원짜리까지 꺼내 보이며 말했습니다.

, 통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줬나.”

경수야, 할머니 아까 전에 돈 주셨지, 그치?”

? .”

경수는 엄마의 물음에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했다. 할머니는 낡은 유모차를 끌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걸어갔습니다.

엄마, 저 할머니한테 돈 안 받았잖아, 그치?”

돈을 안 받은 게 아니라, 그냥 대접해드린 거야. 엄마는 우리 경수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경수는 알았다는 듯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경수야, 사랑은 발이 없대. 그래서 안아 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 없대. 할머니는 친구들 과자 사주려고 점심도 못 드시고 일하신다고 하잖아. 우리 경수가 조금 더 크면 엄마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경수는 국물 통에서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엄마가 해준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습니다.

사랑은 발이 없대. 그래서 안아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 없는 거래······

 

사랑은 발이 없다.’, 무슨 뜻일까요? 사랑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일 것입니다. 누군가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야만 또 누군가에고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람이 태어났다고 해서 완전하게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창조는 계속됩니다. 특히 아기는 태어나서 부모님께 가장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아기는 사랑을 받으면 온전하게 성장하고, 그렇지 못하면 세상을 두려워하며 대인관계를 잘 하지 못하여 힘들게 살아가게 됩니다. 자녀들이 잘못 성장하는 것은 부모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배우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말씀을 통하여 생명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자신을 창조한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지만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아기가 부모로부터 태어나기만 하고 더 이상 부모가 필요 없다고 부모를 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태어나서 아무 것도 부모로부터 배우지 못하면 동물 수준보다 못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만약 율법만으로 사람이 완성될 수 있었다면 은총과 진리를 주시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실 필요가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분에 세상에 오신 이유는 당신을 통해서 생명을 주시기 위함이셨던 것입니다. 곧 그분이 주시는 사랑이 생명입니다.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면 우리 또한 그 사랑을 먹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이것이 새로운 창조이고 새로운 세례인 것입니다.

 

경수 어머니는 경수에게 따뜻한 인간이 되어갈 수 있도록 교육하였습니다. 사랑은 발이 없습니다. 사랑 스스로는 경수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지 못합니다. 누구를 통하여만 다른 이에게 전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만 재창조될 수 있고 그리스도를 통하여만 온전해 질 수 있습니다. 그분으로부터 은총과 진리가 온다면 구분 옆에서 배우는 것이 나를 완성시키는 길입니다. 우리는 2천 년 전 그분이 태어났을 때처럼 그분을 거부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사랑과 진리가 그분을 통하여 온다고 한다면 나를 완성시킬 다른 부모는 없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살아가려 하지 맙시다. 산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나를 만들어주신 분께서 나를 완성시키기 위해 오셨고 그분을 통하지 않고서는 창조가 완성되지 않음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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