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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공부 -사람이 되는 공부-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31 조회수507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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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1 화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1요한2,18-21 요한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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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부

-사람이 되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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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죽어야 끝나는 평생 공부가 사람이 되는 공부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평생학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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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깨달음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공간이다. 어른이 사라지니 머물, 쉴 공간도 사라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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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이 생존 시에는 가끔 방문하여 머물기도 했는데 이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형님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공간도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고향을 찾는 것은 부모님의 넉넉한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넉넉한 어른이 공간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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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느님도 생명과 사랑의 공간자체입니다.

침묵과 고독을 통해 깨닫는 진리입니다.

그러니 살아갈수록 하느님을 닮아 넉넉한 내적공간을 지닌 분이 진정 어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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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힘들다 합니다.

새삼 인생살이도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이 위태롭고 어려움을 깨닫습니다.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고 인간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선 각고의 수행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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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떻게 해야 넉넉한 내적공간을 지닌 존엄한 품위의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요?

어제 ‘한국 대표 지성 이어령 선생 송년인터뷰’중 문답 내용 중 일부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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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이 되면 세상 보는 눈이 그전과 어떻게 달라지는지요?-

“그전까지는 영원히 사는 것처럼 일을 했어요.

이제는 모든 게 ‘유언(遺言)’처럼 됩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무슨 일을 해도 내일이 없으니 전념하게 되죠.

오늘 대담도 그런 마음이죠.

다음에 다신 해 볼 기회가 없어요.

붓글씨처럼 개칠이 안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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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아가는 이들이 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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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요한도 1독서에서 지금이 마지막 때임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언제나 마지막 때요 ‘그리스도의 적’은 우리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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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거룩하신 분께로부터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아 진리에 따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적에 진리의 말씀보다 더 좋은 무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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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공부가 평생공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면서 참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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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말씀공부가 평생공부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지름길이 바로 말씀공부입니다.

말씀공부로 시작하여 말씀공부로 끝나는 올 한 해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역시 말씀공부입니다.

사실 이보다 더 좋은 말씀공부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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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하느님이십니다.

말씀을 통해 깨닫는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모든 것이 말씀이신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말씀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 말씀이신 그리스도가 우리의 생명이자 빛이라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말씀공부가 우리를 생명과 빛 충만한 내적공간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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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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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예수님 성탄의 의미이자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깨닫는 진리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말씀의 신비는 사람의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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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살아있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이다.’라는 고백도 나옵니다.

말씀이 사람의 본질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말씀공부보다 더 중요한 평생공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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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내적인간의 참 사람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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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당신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네.”(1요한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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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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