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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31 조회수899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2월 31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and we saw his glory,

the glory as of the Father’s only-begotten Son,
full of grace and truth.

(Jn.1,14)

 

 

제1독서 1요한 2,18-21
복음 요한 1,1-18

 

12월 31일입니다. 즐거운 일도 또 슬펐던 일도 많았던 다사다난했던 2013년의 마지막 날에 드디어 도착했네요. 2013년의 마지막 날이라 해도, 다른 하루와 다를 바가 전혀 없는데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잘 살아야 할 날인 것처럼 생각되네요. 어쩌면 매일 매일의 삶을 이러한 식으로 특별한 의미를 붙이며 살아보면 어떨까요? 소홀히 그리고 아무런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신 이 삶을 보다 더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잘 생각해보면 하루하루가 정말로 특별한 날입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날에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역시 특별한 사람이겠지요. 그런데 2013년을 되돌아보니, 이 특별한 사람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고 그들과 특별한 날도 만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려고 했고, 나와 관계된 일만이 특별한 날이 되길 바랐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떤 책에서 읽은 글이 너무 많이 가슴에 와 닿아서 이렇게 소개해봅니다.

“여자와 남자도 똑같은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늙은이도 젊은이도 똑같은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어른도 아이와 비슷한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우리가 잊고 있던 진실…….”

‘나만 옳고 너는 틀리다!’는 생각과 행동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습니까? 위의 글처럼, 사람은 모두 똑같은 권리와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다르다’는 이유로 왜 판단하고 단죄하려고 할까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과 특별한 날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3년을 마무리하는 오늘, 복음은 ‘한 처음에’라는 말로 시작하는 요한복음의 시작을 전해 줍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한 처음에 우리 인간들을 위해 가지셨던 뜻을 다시금 기억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뜻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뜻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다르다고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닌, 원수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 사랑을 위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사랑을 함께 나누는 특별한 사람들과 특별한 날들을 멋지게 만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2013년을 이제 아쉽지만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지막이라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4년이라는 새로운 해가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을 가지고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2014년에는 더 이상 미워하고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사랑하는 아주 특별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이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려는 노력의 부산물이다(폴 파머).


갈릴래아 호수에서 찍은 일몰사진. 2013년도도 이렇게 지네요.

 

 
정리하지 못하는 것들....

어제 옷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참 많은 바지가 옷장에 걸려 있는데, 지금 현재 입을 수 있는 바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지가 제 몸에 비해 너무 작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 허리 사이즈는 28인치. 신부가 되어 얼마 못가서 30인치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에 충분히 맞았던 옷들이 이제는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예전의 옷들을 버리지 못합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조절하면 다시 예전의 옷들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지요.

그런데 어제 옷장을 보면서 이제는 정리를 해야겠다 싶습니다. 10년 넘게 들고 다니면서 옷장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옷에 맞추면 최근에 구입한 옷을 입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해보니 옷만이 아닙니다. 내 마음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얼마나 많은 아쉬움 속에 살고 있습니까? 과거에 연연하는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마음을 잘 정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인 것이지요.

2013년의 마지막 날, 과감하게 정리해야겠습니다. 특히 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온갖 미련들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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