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생명, 그리고 빛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31 조회수792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성탄팔일 축제 내 제7일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 요한 1,1-18


 

생명, 그리고 빛

 

한 해의 끝자락에 왔습니다. 매서운 추위도 살짝 누그러진 느낌입니다. 정국의 경색, 불통의 정치가 조금은 따뜻함으로 옮겨갔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들리는 소식은 맑고 밝은 소리보다는 어둡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습니다. 정치, 경제의 성숙된 모습은 기대하지 못한다할지라도 안보정국을 만들어가는 현실은 소통부재를 실감케 합니다. 지도자들에게는 자기 권력만이 판치고 잇속 챙기기에 골몰하고 있으니 가난하고 고통을 받는 이들, 서민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입니다.

 

올해의 4자성어로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倒行逆施(도행역시)'를 꼽았던 교수들이 새해 바람을 담은 사자성어로 '미망에서 돌아 나와 깨달음을 얻자'는 의미의 '전미개오'(轉迷開悟)를 꼽았다고 합니다. 전미개오(구를 전, 미혹할 미, 열 개, 깨달음 오)는 번뇌로 인한 미혹에서 벗어나 열반을 깨닫는 마음에 이르는 것을 뜻하는 불교 용어입니다. 전미개오를 선택한 박재우 한국외대 교수는 "정치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원래대로 회복시킨다는 의미"라며 "가짜와 거짓이 횡행했던 올해 미망에서 돌아 나와 깨달음을 얻어 진짜와 진실이 승리하는 한 해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큰 은총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주님의 수난과 고통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기쁘면 기쁜 대로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내 감정의 기복에서 왔다 갔다 한 것이지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시며 당신의 품에 머물기를 기다리셨습니다. 좋아서 호들갑 떨 것도, 좋지 않아서 실망할 것도 없는 주님의 품을 내 마음대로 들락거리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투덜대기도 하고 언제 그랬냐 싶게 속이 보이도록 웃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좀 더 진중하게 주님의 품을 읽고 주님의 품을 그리워하는 한 해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을 살 수 있는 은총을 감사하고 내일의 은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기쁨에 목말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으로 당신의 눈동자처럼 보호하시고 지켜주셨고, 시련을 통해 단련시켜주셨으며 당신의 섭리 안에 우리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주님의 뜻에 순명하는 가운데 새해를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요한 복음 사가는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1,3-5) 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빛인 생명이 주어졌지만 어둠이 컸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 하느님의 계명을 사는 것이 생명이건만 그 참 생명을 깨닫지 못하고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받아들이지도 못했습니다(요한1,10-11).

 

그러나 그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밝게 비추게 될 것입니다.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밝게 비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빛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얻게 됩니다(요한1,12). 따라서 빛을 받아들이는 눈, 생명을 받아들이는 삶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그 생명을 볼 수 없습니다. 영적인 눈이 뜨여야 영적인 그분의 생명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삶은 이 세상의 삶이 아닙니다. 영원한 삶을 누리도록 허락된 우리들에게 이 세상에서 보내는 몇 년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원히 살기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서의 몇 년은 잃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성 세실리아).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1요한2,17).

 

생명은 살아있는 것입니다. 생명은, 하느님의 명이, 하느님의 법칙, 하느님의 뜻이 삶 안에 녹아나는 것입니다. 사람의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의 명에 순종하는 기쁨을 누려야 하겠습니다. 생명은 곧 빛입니다. 생명의 빛이 우리 모두를 비추도록 은총을 갈구하는 오늘이기를 기도합니다. 한 해를 감사하고 새해를 주님의 이름으로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하늘의 명, 하늘의 말씀, 하늘의 법칙이 살아있어 감사합니다. ‘사랑에 사랑을 더하여’ 사랑합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