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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1 조회수549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평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2014. 1. 1. 수)(루카 2,16-21)
    (세계 평화의 날)

    유대인들의 인사말은 '샬롬'(평화가 있기를)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항상 평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최고의회가 예수님에 관해서 회의를 할 때, 대사제가 이런 말을 합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요한 11,50)."

    이 말은 온 민족의 평화를 위해서 한 사람을(예수님을) 죽이자는 뜻입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군중을 선동해서 폭동이라도 일으키지나 않을까 의심했고,

    폭동이 일어나면 로마군대가 자기들을 짓밟을 것이라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니 자기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예수를 제거하자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에 그들이 누리고 있었던 평화가 진짜 평화였을까?

    로마제국의 식민지 백성으로 사는 것이 평화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예수님을 죽여서 평화를 얻었을까?

    그들은 평화를 얻지 못했습니다.

    평화는 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예가 카인의 경우와 사울왕의 경우입니다.

    카인은 아마도 자기 마음속의 여러 가지 불편함을 없애려고 아벨을 죽였을 텐데,

    그는 아벨을 죽인 다음에 아예 평화를 잃어버렸습니다(창세 4,14).

    사울왕은 자기 마음을 여러 가지로 불편하게 만드는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녔는데,

    쫓아다니는 동안에 점점 더 평화를 잃었을 뿐입니다.

    참 평화를 얻으려면 우선 먼저 이기심과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민족이든지 개인이든지 간에 마찬가지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회개를 해야 합니다.

    남 탓만 하는 사람은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가지면 안 되는 것을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싸움은 어디에서 오며 여러분의 다툼은 어디에서 옵니까?

    여러분의 지체들 안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욕정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까?

    여러분은 욕심을 부려도 얻지 못합니다.

    살인까지 하면서 시기를 해 보지만 얻어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또 다투고 싸웁니다.

    여러분이 가지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이 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청하여도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욕정을 채우는 데에 쓰려고 청하기 때문입니다(야고 4,1-3)."

    카인과 사울왕의 경우에서 중요한 진리를 하나 배우게 됩니다.

    자기가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서 보이지 않게 되면

    (또는 우리를 위협하는 적국을 멸망시키면)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착각일 뿐이라는 진리입니다.

    만일에 카인이 참으로 회개하고 아벨을 사랑했다면,

    그래서 사랑으로 아벨과 함께 살았다면, 그는 참 평화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참 평화는 공동체의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그런데 공동체란 똑같은 사람들만 모여 있는 모임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그 다른 점을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그러면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곳이 공동체입니다.

    사상과 신념이 다르고, 의견이 다르고, 생활양식이 달라도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면 참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독재자들이 흔히 국민을 한 가지 색깔로 통일시키는 것을 좋아하고,

    전 국민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평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독재 권력 유지를 위해서입니다.

    그건 공동체가 아니라 그냥 '집단'입니다.

    그런 집단은 언제나 항상 숨 막히는 지옥이 됩니다.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위협하는 적국을 멸망시키면 평화가 올 것 같지만,

    하나의 적국이 사라지면 새로운 적국이 등장하게 될 뿐입니다.

    냉전시대가 끝난 뒤에도 지구가 평화롭지 않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 가지 더, 남들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고

    혼자서만 편안하게 지내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랑이 없다면 평화도 없습니다.

    '함께' 하지 않는다면 평화가 아닙니다.

    새해 첫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계획 속에 회개가 없다면 새로운 계획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잘못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지 않는다면(회개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새로운 계획을 세워도 그것은 '낡은 삶'의 연장이 될 뿐입니다.

    또 새해 계획 속에 참 평화에 대한 희망과 노력이 들어 있지 않다면,

    그 계획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이기적인 계획으로 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더 좋은 건강, 더 많은 돈, 더 높은 자리... 등을 얻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더 많은 사랑을 실천하는 계획부터 세워야 합니다.

    더 많이 소유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나누는 사람이 참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원하는 대로 모두 얻는다고 해도

    자기가 얻은 것들로 높은 담을 쌓고 그 안에 갇혀서 감옥살이 하듯이 살게 된다면,

    그래서 영혼의 자유와 평화 없이 살게 된다면,

    그건 사는 것이 아닙니다.

    - 송영진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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