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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2 조회수942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2일 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I am the voice of one crying out in the desert,
‘Make straight the way of the Lord,’
as Isaiah the prophet said.
(Jn.1,23)
 
 
제1독서 1요한 2,22-28
복음 요한 1,19-28
 
며칠 전,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진료를 다 마친 뒤에 점심식사를 위해 한 중국식당에 들어갔지요. 그리고 값비싼 코스 정식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고급스러운 식당 분위기에 맞춰 음식이 차례대로 나오는데 참 맛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속해서 “와~ 맛있다. 참 맛있다.”라는 말을 하고 있었지요. 그 순간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제 주위에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어떤 음식을 먹든 항상 ‘맛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모습이 보기에 좋았나 봅니다. 하긴 음식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안 좋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저 역시 “맛있다”라는 말을 쓰면서 이 모습을 닮아간다는 것이지요.

말과 생각 그리고 행동들은 이렇게 다른 이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좋고 긍정적인 것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나쁘고 부정적인 것들도 남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모습을 전달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 다른 질문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에 좋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런 모습이 가득한 세상이 되기 위해 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따져보세요.

두 말 할 것 없이 좋고 긍정적인 모습을 전달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나의 말, 생각 그리고 행동에 있어서 좋고 긍정적인 모습들이 나의 이웃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그런 모습을 전달하기 보다는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데 급급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없다는 말, 아직 여유가 없다는 등의 말들을 많이 하고 있으며, 세상의 기준만을 앞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해 줍니다. 세례자 요한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고행을 하면서 스스로 절제하고 하느님을 철저하게 섬겼습니다. 또한 그 당시의 절대 권력자에게 고개 숙이지 않고 그의 잘못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꾸짖는 용기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던 그 당시에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너무나도 획기적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그를 예언자로, 메시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세례자 요한 스스로 “나는 예언자다. 나는 메시아다.”라고 한 마디만 해도 그에게는 엄청난 부가 따를 것이고 사람들의 끊임없는 존경과 섬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하면서 단순히 예수님을 준비하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일 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의 부귀영화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세례자 요한처럼 주님을 증거 하기 위해 좋은 모습을 세상에 전하는 모습을 간직하고 실천할 때,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영원한 생명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얻게 될 것입니다.

사랑에도 암 균이 있다. 그것은 ‘의심’이다. 사랑에도 항암제가 있다. 그것은 오직 ‘믿음’이다.(정채봉)


우리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주신 세례자 요한.

 

 
입센의 편지(‘행복한 동행’ 중에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여배우 울프 부인에게 한 연극의 하녀 역할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하녀 역할이 조연임을 안 울프 부인은 단박에 거절했다.

입센은 안타까웠다. 조연을 가볍게 보는 울프 부인의 거만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센은 작품의 완성도가 배역의 조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다. 입센이 판단하기에 하녀 역할은 울프 부인이 제격이었고, 그녀가 아니면 연극은 완성되지 못할 터였다. 입센은 고민 끝에 이런 편지를 썼다.

“친애하는 울프 부인, 당신 외에 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할 배우는 없습니다. 극 중 남녀 주인공과 하녀는 완벽하게 통일된 장면을 이룹니다. 연극이 진행될수록 그들 사이의 조화는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당신이 하녀 역할을 맡아 주어야 가능합니다. 저는 부인이 주연이나 조연에 좌우되지 않고, 어떤 배역에서도 진정한 인물을 창조해 내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부인은 배우일 뿐만 아니라 예술가이기 때문입니다.”

편지를 읽은 울프 부인은 입센의 겸손함에 감동한 반면, 자신의 교만함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즉시 하녀 역할을 받아들였고, 연극은 크게 성공했다.

우리는 항상 주연만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또 내 자신도 주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극에서 주연만 있을 수 없듯이, 이 세상의 삶 안에서도 주연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조연의 역할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큰 기쁨을 얻는 사람이 결국 하느님 나라에서 주연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조연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세례자 요한의 모습. 그 겸손한 모습을 우리 역시 받아들여야 주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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