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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구도자 -일어나 비추어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5 조회수517 추천수5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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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5 주님 공현 대축일 이사60,1-6 에페3,2.3ㄴ.5-6 마태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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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구도자

-일어나 비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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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화답송 후렴 역시 참 흥겹고 좋습니다.

"하느님 만 백성이 당신께 조배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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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하나의 성탄 대축일인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구세주이심이 온 천하에 환히 드러난 날입니다.

과거 모든 세대에 감추어진 이 신비는 오늘 환히 들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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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이 주님을 찬미하고 바다와 강물들이 주께 노래불러 드립니다.

세상의 임금들이 모두 다 주께 조배드리고, 만 백성이 그분을 섬깁니다.

탄생하신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빛이 우리를 환히 비춥니다.

마침내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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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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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일어나 비추십시오.

주님의 빛이 왔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우리 위에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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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 역시 주님 공현의 신비가 계시됨에 감격하여 고백합니다.

“그 신비가 지금 성령을 통하여 계시 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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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의 주인공은 단연코 동방박사들입니다.

이들을 통해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됨을 상징적으로 환히 들어납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 복음 나누기 중 오늘 복음이 오늘의 시대에 얼마나 절실한지 새삼 깊이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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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박사들이 상징하는바 진정 주님을 찾는 구도자들입니다. 진정 깨어 있는 참 사람들입니다.

진짜 사람 하나 만난 느낌입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두가 찾는 우리의 하느님, 구세주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마침내 인류의 무한한 갈망이, 영원한 꿈이 탄생하신 구세주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실현되었습니다.

영원한 순례여정 중의 구도자를 상징하는 동방박사들입니다.

아니 우리 모두가 또 하나의 동방박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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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가슴을 친 깨달음이 주님의 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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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영혼들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어둔 세상에 빛나는 별 같은 존재들입니다.

주님을 가리키는 희망의 별, 꿈의 별을 잊어 방황하는 사람들입니다.

살아있다 하나 실상 잠들어 있는 죽어있는 영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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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이 상징하는바

우리 순례여정의 궁극 목적지이자 영혼의 고향인 하느님이요 구세주 예수님입니다.

바로 살아있는 이정표인 주님의 별이 우리의 평생 가이드가 되어 영원한 목표 지점인 주님께로 인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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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별, 주님의 별 하나 있습니까?

주님께로 인도하는 살아있는 이정표와 같은 빛나는 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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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을 잊어, 잃어 삶의 동력의 상실입니다.

방황에 타락이요, 맑은 기쁨, 밝은 행복의 부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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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별을 꿈꿀 때, 노래할 때 탄생되는 시(詩)인데 별을 잃으니 시도 사라집니다.

자연히 혼란하고 복잡한, 거칠어지고 사나워진 삶이 뒤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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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누구나에게 자명한 실재, 희망의 별이 아닙니다.

깨어 주님을 찾는 영혼들에게만 나타나는 주님께 인도하는 희망의 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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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찾는 데는 거리가 없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베들레헴을 지척에 둔 예루살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이 주님의 별을 발견하지 못했고

뛰어난 학식에 권위를 자랑하던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 역시 고작 한다는 게

예언자의 기록을 풀이하는 것 하나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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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깨어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만이 주님 탄생을 체험했듯이

오늘 역시 깨어 주님을 찾던 머나 먼 땅의 동방박사들만이 희망의 별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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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잠에서 깨어 일어나 치열하게 주님을 찾을 때

지금 여기 내 마음 하늘에 떠오르는 주님의 별, 희망의 별입니다.

깨어 눈 만 열리면 곳곳에 주님을 가리키는 희망의 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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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도법 스님이 새해맞이 인터뷰 중 마지막 대목이 생각납니다.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마음속에 새겼으면 하는 말씀은?-

“<화엄경>과 의상스님의 <법성계>에 나오는 초발심시변성정각(初發心時便成正覺)이란 말이 있다.

맨 처음 먹은 그 한 생각이 마침내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이다.

…'초발심시변성정각'의 삶을 살아가노라면 그 자체로 희망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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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으로 말해 맨 처음 먹은 주님을 찾는 마음으로 간절히, 항구히 주님의 별을 따라갈 때

주님과 만남의 희망도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중 영원한 구도자의 전형인 동방박사들이 이를 입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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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별, 주님의 별을 찾아낼 때 비로소 역동적인 믿음의 순례여정입니다.

희망의 별이 사라진 곳, 절망과 어둠의 안주의 땅 거기가 바로 지옥입니다.

희망의 별이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믿음의 여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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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여정은 끝까지 참고 견뎌내는 인내의 여정입니다.

늘 빛나는 희망의 별이 있어 항구한 인내와 믿음의 여정이요

이런 삶 자체가 이웃에는 희망의 별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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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이정표인 희망의 별과 항구한 믿음은 함께 갑니다.

하느님을 찾는 평생 순례여정은 결코 감상도 값싼 은총도, 값싼 평화도 아닙니다.

평생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동방박사들의 내적 어려움과 시련은 얼마 컸겠는 지요.

결코 순탄대로의 여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도중하차하고 싶은 유혹도 수없이 겪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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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우리의 평생내적여정을 상징하는 동방박사들의 구도여정입니다.

좌절로 넘어지면 즉시 일어나 주님의 별, 희망의 별을 바라보며 구도여정에 올랐던 동방 박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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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별, 믿음의 여정에 이은 세 번째 요소가 사랑의 도반들입니다.

외로워서 사람입니다.

사막 같은 구도여정에 외로움은 필수이며 이래서 사랑의 도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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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같은 외로운 구도여정 중에 정화되어 깨어 빛나는 영혼들이요 사랑이 도반들입니다.

혼자서 그 외롭고 긴 구도여정은 불가능합니다.

혼자의 동방박사였다면 아마 도중에 다 무너져 내렸을 것입니다.

하여 사랑의 도반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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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처럼 내려오는 발다살, 멜키올, 가스팔의 세 동방박사들이

흡사 희망, 믿음, 사랑의 향주 삼덕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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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캐나다 뱅쿠버 한인교회에 사순 특강 차 방문했을 때 환대해줬던 발다살 형제가 생각납니다.
삼형제인데

신심 깊은 아버지가 세 아들 세례명을 동방박사들 세 이름을 따서 작명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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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반 중의 도반이 주님이십니다.

늘 살아있는 이정표와도 같이 언제나 우리를 주님께로 인도하는 희망의 별, 주님의 별이 상징하는 바,

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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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로 시작하여 임마누엘 주님으로 끝나는 마태복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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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 함께 할 때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이요,

이어 뒤따르는 안정과 평화, 위로와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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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란 말도 있듯이 마지막 목적지 베들레헴에 도착하여

탄생하신 구세주 주님을 만남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난 동방박사들의 구도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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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인도하는 살아있는 이정표와 같은 희망의 별, 항구한 믿음의 여정, 사랑의 도반이

삼위일체를 이룸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난 구도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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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마지막 부분이 심오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대로 공현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우리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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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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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대목이 은혜롭습니다.

늘 하느님을 꿈꿨던 꿈의 사람들인 동방박사들이요 주님은 이들의 구도여정에 늘 함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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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주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의 제자리에 돌아 간 동방박사들의 삶은

이미 예전의 제자리 삶은 아닙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겉으로야 똑같은 제자리이지만 내적변화의 모습은 예전과 천지차이입니다.

바로 탄생하신 구세주 주님을 만난 내적기쁨이 이들을 변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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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기쁨은 주님과 만남의 기쁨입니다.

우리 모두 이 거룩한 공현 대축일 미사에 참석하여

동방박사들처럼 주님을 경배하며 예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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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우리 마음의 보물 상자를 열고 믿음, 희망, 사랑의 보물을 예물로 드리는 우리 모두에게

한량없는 신망애 축복의 선물을 내려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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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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