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6 조회수412 추천수8 반대(0)

어릴 때, 어머니가 바느질을 하시면 바늘귀에 실을 넣어드리곤 했습니다. 작은 바늘귀에 실을 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실에 침을 발라서 힘을 주기도 했습니다. 바늘귀에 실을 넣기 위해서는 눈이 좋아야 합니다. 바늘귀에 실을 넣기 위해서는 손을 떨지 말아야 합니다. 눈이 좋아도 손을 떨면 실을 넣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금은 바늘귀에 실을 넣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잘 해 주는 사람, 내가 보상을 받을 것이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잘못한 사람,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나를 배반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흔들리는 바늘귀에 실을 넣는 것처럼 어려운 일입니다. 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상처가 거센 바람이 되어서 내 마음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시골 성당에 있을 때, 할머니들께서 많은 사랑을 주셨습니다. 젊은 신부가 고생을 한다고 하시면서 많은 것들을 주셨습니다. ‘계란, 도토리 묵, 붕어, 옥수수, 배추, 을 주셨습니다. 가정 방문을 가면 미리 준비하셔서 듬뿍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런 사랑을 받았기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게 감동을 주셨던 분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1) 비가 엄청 온 날, 늦은 밤이었는데도 비를 흠뻑 맞으며 성당 문단속을 하고, 배수구를 치우며 성모상 앞에서 잠시 기도하고 가던 부자집 통닭 형제님.

2) 아무도 모르게 불우한 학생들을 돕고 있으며 무슨 일이 있으면 늘 익명으로 봉헌하던, 정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던 현대 떡집 부부.

3) 회사에서 엄청 열 받은 상황에서, 자신의 상사가 자기 부인을 성적으로 놀리고 무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바탕 하려는 순간 본당 신부님 얼굴이 떠올라 꾹 참았다는 마르코 형제님.

4)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시며, 사제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교회를 사랑하시는 프란치스코 어르신.

5) 사제가 피정을 가거나 휴가를 가면 늘 성당에 들러서 수녀님을 챙겨 드리고, 사무실 직원들이 일 잘하도록 격려하며 성당 문도 열고, 성당 앞길도 쓰시던 다윗 형제님.

 

사랑은 직책과 권위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 사랑입니다. 눈길을 걸으면 발자국이 남습니다. 2014년 내가 걸어가는 신앙의 길 위에 사랑의 발자국, 나눔의 발자국, 희생의 발자국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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