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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1월6일 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6 조회수54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1월6일 월요일 복음묵상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오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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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20년 전에 했던 고해성사에 관한 강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마음인 것을 보니 틀리지는 않았나 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새기며 함께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이야기가 좀 길 수 있지만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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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가 꾸며낸 이야기로 시작해보지요.
어느 아버지 한 사람이 두 아들을 데리고 살았습니다. 두 아들 모두 마을에서 효자로 평판이 나있었습니다.
늘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도 늘 좋았습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그런 아들들을 둔 그 아버지를 부러워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들도 아무 생각 없이 "참 복이 있는 아버지구나"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자, 여러분, 우리 조금 더 두 아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볼까요?
큰 아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칭찬받는 아이가 되려는 욕망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고,
그에게 아버지의 이미지는 늘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큰 아들은 항상 아버지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려고 했습니다.
칭찬을 받기 위해서, 아니면 아버지의 매가 무서워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버지의 이미지는 사랑이었고 따뜻함이었고 기둥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그냥 아버지가 좋았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었고 자신 역시 아버지가 무척 좋았습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 자연스럽게 자기에게도 기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두 아들을 바라보는 평가는 모두 같았습니다. "참으로 효자들이다!"

그런데 여러분! 두 아들 중 누가 행복할까요?
결과와 평가야 어떻든, 분명히 두 아들의 마음은 다를 것이고,
그 두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도 다를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아들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우리들은 여러 형태로 성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분들은 자신이 지난 고해소에서 고해한 내용을 또 다시 되풀이해서 고해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왜일까요? 왜, 우리는 반복적으로 똑같은 잘못에 묶여 살아야만 하는 걸까요?

여기서 감히 여러분에게 제안하나 합니다.

둘째 아들이 되십시오.

두려움에서 오는 죄의 뉘우침은 치유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고해성사는 단지 죄를 털어버리고 벌을 면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 자리는 죄의 원인인 그 상처를 치유 받는 은총의 마당이라는 것을 믿으십시오.
그래서 우리는 고해성사를 화해성사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구나." 하는 마음에서만이
우리는 치유 받을 수 있음을 믿으십시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뜨거운 눈물을 고해소에서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다가는 벼락 맞지!" 하는 마음에서 오는 뉘우침은 뉘우침이 아니라
순간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미봉책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이런 성사의 은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고해소의 사제를 의식합니다.
물론 사제도 인간이기에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사제로서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체험을 사제들은 고해소에서 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사제들에게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가 고해를 들어주는 일일 겁니다.
고해 내용에서 오는 아픔이 그대로 아니 몇 배가 되어 전달되어 오니까요.
하지만 그 속에서 고해를 주는 사제도 치유되고 있음을 체험하게 됩니다.

여러분 부탁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한 사람으로서의 신부를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에게 전적으로 맡겨진 자신의 모습만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능하면 자주 성사를 보십시오.
모든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판공성사란 너무 성사를 안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천주교회를 비롯한 일부 지역교회가 일년에 두 번은 적어도 보아야 할 것이라는 사목적 배려로서 내놓은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연말 결산하듯이 처리할 일이 아니라 늘 준비하는 마음으로 잦은 성사를 보도록 합시다.

저 역시 이곳에 오기 전에 명동에 설치한 상설 고해소에 일주일에 한 번 성사를 주러 나가곤 했습니다.

서울 교구뿐만 아니라 각 교구 주교좌 성당에는 상설 고해소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본당 신부님에게 성사보기가 어색하신 분들은 상설 고해소를 찾아가는 것도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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