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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맹물이 맛있는 포도주로/묵주기도 2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6 조회수842 추천수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빛의 신비 2: 4/5]예수님께서 카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동이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메트레테스라고 불리는 도량형으로써, 40리터가 된다.

물독 하나에 80리터에서 120리터까지 들어가므로 꽤 큰 항아리들이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이라는 말은 믿지 않는 자들 가운데 그 어느 누구도,

물독에 찌꺼기가 남아 있었고 거기에다 물을 부어 섞어서

연한 포도주를 만들었다는 의심을 품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 물독에는 결단코 포도주를 부어 넣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사실 그 지역에는 샘이나 우물이 별로 없는 건조한 땅이어서

유다인들은 몸이 더러워졌을 때에 강까지 가지 않고도

언제든 씻을 수 있도록 물독에 물을 가득 채워 놓고 하였기에.

 

분부를 기다리는 일꾼들에게 예수님은 물독에 물을 채워라.’라고 이르셨다.

그들은 즉시 따랐고, 순식간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물이 힘을 얻기 시작하면서 색깔을 내고 향기를 품으며 맛을 내었다.

물의 본성이 단번에 완전히 달라진 거다.

이렇게 물의 본질이 다른 것으로 변화함으로써 그곳에 창조주의 현존을 강력히 증거 했다.

무에서 물을 만드신 분만이 그 물을 다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분께서는 아무 이유 없이 채워라.’라고 말씀하신 게 아니다.

물을 가득 채워 더 이상의 포도주를 섞을 의혹을 갖지 않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과방장(果房長)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손님들 가운데에서 뽑혀 축배를 제안하는 등 잔치를 주관하는 이로 여기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다른 종들이나 일꾼들을 지휘하여 잔치 음식을 준비하고

내가는 책임을 맡은 종이나 일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나라에도 예전에 큰일을 치를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내가는 과방이 있었다.

그래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방의 책임자라는 뜻으로

과방장으로 옮긴 것은 우리 국어사전에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로 여겨진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물이 포도주가 되었다. 아무런 맛도 없는 물이 사라지고 향기 가득한 술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혼합이 아닌 전혀 다른 또 다른 창조였다.

완전 무에서 생겨난 게 아닌 변화된 창조였다.

하느님의 힘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였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그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었다는 표징,

그것도 가장 질 좋은 포도주였다는 사실은 일꾼들만이 아닌 신랑과 잔치방의 과방장도 증언할 것이다.

물을 퍼 나른 이들은 예수님께서 포도주를 만드셨다고 증언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기적이 그 자리에서 즉시 밝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조용히 지나갈 수 없었을 게다.

그리스도께서 미래를 위하여 믿을 만한 증인들을 많이 준비해 놓으셨기에.

일꾼들은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사실에 대한 증인들이었다.

잔치의 과방장과 신랑도 그것이 매우 좋은 포도주라는 사실을 증언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시는 일은 당신께서 어머니를 공경하신다는 사실과

당신은 운명의 지배를 받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물독들이 정결례에 쓰는 건 그것들이 말끔하게 비어 있었고,

심지어는 음식으로 마시는 포도주 따위는 보관하지 않는단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 기적이 이루어진 데는 속임수란 있을 수 없었다.

이 물독들은 예수님께서 잉태되시고 본성이 변화하는 동정 잉태를 상징하는 태중의 변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분께서 목적이 있을 때에만 당신의 힘을 사용하신다.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건 감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적으로서 하느님의 힘을 드러낸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기적을 증언할 수 있는 적합한 증인들을 잔치하는 곳에서 골고루 고루셨다.

 

성모님은 이렇게 때와 장소를 떠나 그분을 완전히 믿고 의지하셨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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